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석양의 갱들>은 우연히 만난 좀도둑 ‘후안’과 폭탄 전문 혁명가 ‘숀’이 혁명을 위해 싸우는 과정을 담은 이탈리아 웨스턴 영화다. 보편적인 서부영화와는 다르게 코믹, 멜로드라마, 액션 3가지를 모두 조화롭게 담고 있는데, 다리와 기차가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전쟁영화를 방불케 한다.


이 영화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음악이다. 영화에는 거장인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나온다. 다른 서부영화는 비장하고 신나는 음악이 주로 나오는데, 이 영화는 마음속 깊은 곳을 찌르는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으로 이뤄져 있다. 숀이 영화 틈틈이 그리고 군인의 총에 맞아 전사할 때, 그를 배신한 절친했던 친구와 숀의 연인이었던 친구의 동생과 함께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하는 여러 장면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가 혁명가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자 친구이자 애인으로 살았을 때의 인생을 그려준다.


이 영화가 숀의 일생을 얘기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 몇몇 회상신과 음악으로 인해 숀의 삶이 그려지며 그가 죽는 장면에서는 그 감동이 극대화된다. 그의 아름답고도 힘겨웠던 과거의 삶과, 혁명가로써 죽음을 맞이하는 현재와 그리고 자신이 죽은 뒤에도 영웅으로 남아 혁명을 마무리 지어줄 친구와 혁명가들이 있음에 안도하는 그의 심정이, 결코 가볍지 않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으로 더 깊이 와 닿는다.


김광민(공연예술대 실용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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