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필자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분야는 축구이다. 학창시절 발로 공을 가지고 논 기억이 거의 없는 필자가 뒤늦은 나이에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본인의 아이가 프로축구선수를 희망하며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5-6년간 운동을 하는 아이를 따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초, 중, 고등, 대학교의 경기를 관람했고 프로경기, 해외리그 등을 시청하며 ‘사커대디(Soccer Daddy)’가 됐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을 지칭해 ‘사커맘(Soccer Mom)’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미국의 중산층 기혼여성으로, 방과 후 아이의 축구연습을 지켜볼 정도로 교육에 열성적인 엄마들을 일컫는다.

운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우리나라에는 14세부터 15, 16, 17, 18, 19, 올림픽대표 등의  연령별 축구대표팀이 존재한다. 어린 시절 두각을 나타내는 유망주들은 축구협회의 관리하에 13세부터 14세 대표팀의 예비상비군으로 분류되며 차후 14, 15세 대표 또는 상비군에 포함돼 성장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유년시절 우월한 재능을 나타내던 유망주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상위 연령별 대표나 프로선수 또는 성인국가대표가 되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그렇다면 분명히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과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이들이 훌륭한 성인 선수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많은 이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이유는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함이다.
 얼마 전 달인이 출연하는 방송에서 한 음식점의 대표가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소상히 공개했다. 걱정이 된 제작진이 “모든 비법을 공개하도 되느냐?”라고 질문했더니 그 대표가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수십 년 동안 하루도 변함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이 과정들을 반복할 수 있을까요?” 필자의 청, 소년기와 비교하여 현시대의 학생들은 우월한 재능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다만 그 재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무던히 노력하는 성실함과 인내심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구심이 든다. “성공하려면 한 우물을 파라”라는 옛말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요즘 세상에 이 이야기는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진리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 세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100, 200m 달리기 질주를 위해 필요한 순발력과 열정에 마라톤 완주를 위해 요구되는 인내심을 더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국가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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