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교육부는 학생회비를 국가장학금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이를 학생의 선택에 따라 납부할 수 있는 경비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전국의 모든 대학은 학우의 자율적인 참여를 통해 ‘학생 자치예산’을 마련하고 있다.

주로 총학생회(이하 총학)에서 학생회비를 운용하지만, 대학마다 예산을 집행하는 방식과 납부 방법은 각기 다르다. 본교의 학생회비는 교지편집비와 함께 ‘기타납입금 고지서’로 청구된다. 학생회비와 교지편집비는 각각 9,500원, 2,000원으로, 총 11,500원이다. 납부를 원하는 학우는 매 학기 등록 기간에 등록금 액수와 기타납입금을 합산해 본인의 가상계좌로 입금해야 한다. 그러나 간혹 학생회비의 환급을 원하거나 이중납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한 학기의 학생회비는 최종적인 처리 과정을 거친 뒤에야 책정된다.

이후 본교는 징수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정산된 학생회비는 총학의 공문을 받은 뒤 총학 계좌로 전달된다. 이때, 총학 계좌는 사무운영국장(이하 사무국장)의 개인 명의로 개설하는 것이 원칙이며, 본교의 주거래 은행인 하나은행에서 개인 명의와 별개인 단체명으로 총학을 등록해 사용한다. 다만, 지난 10월 전 사무국장 양혜정(국제경영 15) 씨가 개인 사정으로 임원직에서 사퇴하면서 현재 49대 사무국장 자리는 공석인 상태다. 이로 인해 계좌의 명의는 청춘나래 부총학생회장이자 작년도 사무국장이었던 김한나(경제학과 14) 씨로 이전됐다.

이처럼 본교의 학생회비는 총학 사무국에서 인수ㆍ관리하며 인출 및 집행 또한 총학생회의 최종 결재로 이뤄진다. 그러나 학교에서 학생회비의 수납을 관리하고 관련 공문을 받은 뒤에야 총학으로 금액이 전달된다는 점에서 학생의 자치권이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현재 학교는 원활한 수납을 위해 총학을 대신해서 학생회비를 징수하고 있다. 공문에는 학생회비가 각 자치기구로 배분되는 퍼센트만 명시돼 있으며, 이는 총학에 거금을 전달하기 위한 서류상의 절차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납 과정에 학교가 개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학생 자치기구가 학교에서 완전히 독립돼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지난 학기에 본교는 49대 총학으로 ‘청춘나래’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학생회비의 지급을 거부한 바가 있다. 이로 인해 당시 1학기 재정은 혼란을 겪어야 했으며 총학을 제외한 타 자치기구만이 순차적으로 예산을 지급 받을 수 있었다. 반면에 총학은 2학기가 돼서야 학생회비를 전달받았다. 이는 애초에 총학이 학생회비의 수납을 담당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다. 그러나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총학 측에서 수납업무를 요구한다면 담당 권리를 이행할 수 있다. 다만, 총학에서 자체적으로 고지서를 배부하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담당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청춘나래’는 당시 공식적인 총학으로 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달하지 못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총학이 학생회비에 대한 업무를 주간하는 것은 비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위험성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실제 몇몇 대학은 학교 부서에서 학생회비를 직접 관리하기도 한다. 예시로 서울여자대학교(이하 서울여대) 총학은 매달 사업계획서를 학교 측 재무팀에 제출해 필요한 예산을 지급받는다. 또한, 학생회비 계좌를 담당하는 것도 학교 소관이며 총학은 이를 열람하는 것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서울여대 총학생회장 황지수 씨는 서울여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학생회비 운용 방식이 자치성을 위협할 수도 있겠지만,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에, 학교와 총학이 함께 학생회비의 수납을 맡는 학교도 있다. 실제로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 총학은 직접 야외 부스를 운영해 학기 동안 오프라인상의 수납을 맡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수납은 학교 측이 담당하고 있으며 오프라인보다 높은 납부율을 보인다. 이외에도 학생회비의 비리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으로 감사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학생회비 사용을 감독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연도에는 1학기 감사자료 및 회계장부를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개해 학우의 신뢰도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그 결과, 시립대의 2학기 학생회비는 지난해보다 929만 원이나 증가했다.

한편, 본교의 지난 3년간 학생회비 납부율은 2014년도 1학기와 2학기에 각각 34.2% 22.5%, 2015년도에는 29.7%, 20.2%, 올해는 28.8%와 22.2%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부총학생회장 김한나 씨는 “1학기보다 2학기의 학생회비 납부율이 낮은 것에 대해 학생회 임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학우가 학생회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학생회비 배분율은 매 학기 초 예산소회의를 통해 논의된다. 예산소회의에는 학생 자치기구인 △단과대학생회 △동아리연합회 △언론연합회 △자치단위 △총학 △학생복지위원회가 참석한다. 언론연합회와 자치단위를 제외한 각 자치기구의 예산서를 바탕으로 예산이 배정되며, 축제기금과 학생총회처럼 대규모 사업비용은 우선으로 선출해놓는다. 그중 단과대학생회는 학생회비의 납부자 수에 비례해 단대별로 예산을 재분배받고 있다. 이와 달리 각 학과는 학생회비를 배분받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과학생회비를 징수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예산소회의에서 결정된 예산안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확정된다. 이는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인 동감(dong-gam.net)에 게시돼 학우도 열람할 수 있다.


김진경 수습기자 wlsrud68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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