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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
2016년 12월 05일 (월) 16:22:43 이지은 기자, 문아영 기자 unmethink@naver.com
   
 

영화 <가려진 시간>은 시간이 멈춘 세상에 홀로 남게 된 소년이 그곳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판타지 이야기다. 명실상부 최고의 연기파 배우 강동원과 신예 아역 배우 신은수가 호흡을 맞춰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판타지에도 맥락이 필요해
영화 <가려진 시간>의 메인 포스터를 기억하는가? 분명 출연정보에는 수린을 분한 신은수 배우와 어린 성민 역을 맡았던 이효제 배우도 주연으로 등재됐지만, 포스터에서 그들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다. 톱스타를 내세워 영화를 홍보하려는 마케팅 전략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극의 흐름상 배우 강동원은 40분 후에야 등장하는데, 이는 자칫 특정 배우를 기대하고 찾아온 관객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나아가 영화는 수린이 화노도 실종사건의 범인을 도왔다는 과거를 들추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것은 초반에 관객의 호기심을 일으키지만, 이 설정에 도움을 준 상담사의 역할은 일종의 장치로만 소모된다. 그러나 끝에서 상담사는 갑자기 수린과 마치 모녀관계처럼 신뢰를 쌓은 인물로 재등장하는데, 그 사이의 과정은 전혀 설명되지 않아 개연성이 떨어진다. 아무리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한 선택이더라도 이처럼 앞뒤 맥락이 삭제된 흐름은 보는 이의 몰입을 방해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외에도 극이 절정에 달했을 때, 마을 곳곳에 성민이 어른이 됐다는 얘기를 하고 다니는 수린을 그녀의 새아버지가 방에 가두면서 방문과 창문에 못을 박는 장면이 나온다. 문제를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으로 묘사되지만, 이는 명백히 아동학대다. 이후 감금된 수린을 구하는 어른 성민의 극심한 심리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해도 정당성을 부여하기 힘든 과도한 설정인 것은 틀림없다.

이처럼 <가려진 시간>은 일부 여론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것에 비해 이해하기 힘든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스토리상의 허점이 극 중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본 영화가 판타지라는 장르적 특성을 방패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어른을 위한 감성판타지
<가려진 시간>은 한국 영화계에서는 좀처럼 개봉하지 않는 ‘감성판타지’ 장르의 영화다. 흥행 요소는 많지 않지만, 판타지 특유의 신선한 소재로 관객의 마음에 큰 파문을 남긴다.

우선, 주인공 소년 ‘성민’은 시간요괴의 알을 깨뜨리면서 시간이 멈춘 세계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그 시간은 성민에게만 한정해 계속 흘러가고 그는 점차 나이를 먹는다. 그렇게 소년은 어림잡아 15년을 그곳에서 보내다가 28살 정도가 돼서야, 시간이 정상적으로 흐르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고아였던 성민은 변해버린 자신을 알아봐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극도의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던 중 성민은 15년 전, 유대 관계가 깊었던 친구 ‘수린’을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그가 13살의 성민과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믿어주는 유일한 인물이다. 결국, 성민은 수린을 통해 자신의 존재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되고 다시금 안정감을 되찾는다.

사실 누구든 어른이 되면 생김새는 물론 키, 목소리 등이 옛날과는 사뭇 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한 외관적 변화가 있다고 한들, 그 사람의 본질은 사라지거나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영화가 지적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성민은 홀로 나이를 먹고 28살의 어른이 됐지만, 영화 내내 순수한 13살 소년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영화는 판타지적 요소를 통해 20살이 넘으면 성인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렇듯, 성민은 사회에서 ‘어른’에게 부여하는 기준과 틀을 과감히 넘어서는 모습을 보인다. <가려진 시간>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 중 하나가 성인이 돼도,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성판타지를 접목한 이 영화는 현실의 어른들도 가려진 시간 안에서 여전히 성장하는 중일 수도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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