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대 미국 대선의 결과는 참담했다. 선거운동을 할 때부터 막말 논란으로 시끄럽던 트럼프는 당선이 되고 나서도 변함없이 무례했다. 질의하는 기자를 조롱하거나 연설에서 여성,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을 하는 등의 비도덕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을 반대하는 농성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에서도 시위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렇듯 다수가 그를 뒤돌아섰음에도 여전히 그의 행보는 ‘파격적’을 떠나 ‘파괴적’으로 보였다.


  납득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은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지난 1월 27일에 공표된 이 명령은 이민자를 추방하지 않는 지자체에는 재정지원을 끊겠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이슬람권 국민은 미국 비자의 발급이 제한되고 입국이 금지됐다.

 
  이러한 행정명령으로 인해 여러 피해가 속출했다.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미국에 가지 못했고 오바마 대통령 임기에는 거주가 인정되던 이민자가 강제로 출국당했다. 


  이에 이민자를 포함한 많은 시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단체로 등교를 거부했고 자영업자는 동맹 휴업하며 반이민 정책을 규탄했다. 각종 시민단체는 타당한 이유 없이 입국이 금지되는 것은 불법이라며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반이민’에 대한 뜻을 꺾지 않았다. 얼마 전, 미국 법원이 해당 명령에 대한 집행을 중단시켰지만, 그는 또다시 반이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트럼프의 모습은 이민자와 다른 인종에 대한 벽을 쌓고 미국을 백인만의 세상으로 만들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미국은 수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여 인구수를 늘리고 산업을 발전시켰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러한 역사를 간과하며 이민자를 극단적으로 몰아붙인다. 물론, 이민자가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그들을 추방하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테러범은 주로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복잡한 지역에서 은신하기 때문에 미국 내 이러한 지역을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방법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이 있는데도 이민자를 모두 테러범으로 일반화하거나 인종 차별적인 시선으로 막는다면 미국은 머지않아 고립될 것이다. 트럼프는 이제 그만 극단적인 시선을 거두고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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