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위기를 넘다-1

최근 본교에서는 학사구조 개편으로 인해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 설명을 맡았던 권영국 기획처장은 우리 대학이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가를 이야기의 서두로 꺼냈다. 여기서 권 기획처장이 말한 위기란 우리 대학의 학생 감소를 의미했다.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교육부가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이하 구조개혁평가)를 통해 2023년까지 전국 대학의 입학 정원을 총 16만 명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본교는 이미 2015년 1주기 구조개혁평가 당시, 9%의 인원 감축을 한 적이 있다. 그로 인해 2014학년도에 1,657명이었던 모집인원에서 150명이 줄어 현재는 1,507명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이번 2주기 구조개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면 지금 정원에서 최고 20%를 감축해야 하며, 거기다 2020년에 이뤄질 3주기에서도 좋지 못한 평가를 당하면 또다시 모집인원의 20%를 줄여야 한다. 그럼 결국 본교는 2022년에 1,000명 미만의 소형 대학으로 전락한다. 또한, 이러한 정원 감축이 곧 학교의 재정 손실로 이어지리란 것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이 같은 교육부의 대규모 감축 계획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학 죽이기’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사실 교육부가 나서지 않더라도 줄어드는 학령인구 속에서 신입생의 수는 필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2015-2065년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 대상자(만 18세)는 올해 65만 명에서 2026년에는 48만 명으로, 17만 명이 감소할 예정이다. 게다가, 현재 전국 대학의 총 입학 정원은 약 56만 명이다. 이대로 모집 인원이 유지되면 10년 후에는 정원 8만 명이 남아돌게 된다.


  게다가, 수년 전부터는 일부 지방권 대학에서 입학 정원 미달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수도권과 가까워 상대적인 이점을 갖고 있던 충청권 대학조차도 미달사태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서울에 위치한 우리 대학은 이러한 걱정은 아직 덜 한 편이지만, 결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1학년도부터 2016학년도까지 본교의 미달 인원을 살펴보면 15명, 19명, 10명, 9명, 20명, 20명이었다. 모집인원 대비 등록 인원인 충원율로 따져보면, 99.11%, 98.86%, 99.40%, 99.46%, 98.74%, 98.68%였다. 김영민 입학처장에게 충원율이 해마다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관해 묻자 “우리 대학은 학생을 1,500명 넘게 뽑고 있어서 10명 전후의 결원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 처장은 충원율의 0.01% 차이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점수 하락의 요인이 된다며 “충원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마지막까지 추가모집을 해서 1명이라도 더 받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즉, 우리 대학 역시 미달에 대한 걱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각 대학을 비롯해 본교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얼마 되지 않는 고교졸업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이다. 고등학생의 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줄어들 것인데, 대학은 여전히 넘쳐나는 상태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타 대학이 아닌 우리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끔 만드는 일이다. 예컨대, 홍보하거나 정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등의 좋은 이미지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본교가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부터 먼저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지가 전국 고등학생 100명에게 동덕여자대학교(이하 동덕여대)의 인식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우선, 본교를 알고 있는지 묻는 말에서 24%의 학생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양천구에 위치한 한가람고등학교의 이숙재 교사는 “동덕여대는 서울권 대학이지만 여전히 모르는 학생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특히 서울에서도 강북 쪽 고등학교 학생이 아니면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동덕여대를 알고 있다고 대답한 76%의 학생에게 본교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주관식 질문에서는 ‘잘 모르겠다.’ 혹은 ‘인서울’이라는 대답이 유독 많았다. 다음으로 많이 나온 말은 ‘방송연예과’, ‘모델과’, ‘연예인’ 등으로, 공연예술에 관심이 치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이숙재 교사는 “특징이 없는 대학은 결국 학생들에게 큰 매력이 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덕여대는 공연예술계를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좋은 대학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외에 학과에서는 뚜렷한 색깔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동덕여대에 입학한다면 만족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서는 36.2%의 학생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33.8%의 학생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후자의 학생에게 불만족한 이유에 관해 묻자, 53.8%가 ‘하위권 대학에 속한다고 생각해서’라는 답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른 대답으로는 ‘여대이기 때문에’가 17.9%, ‘가고 싶은 학과가 없어서’가 12.8%로 뒤를 이었다.

이렇듯, 우리 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정원 감소라는 위기 속에서 이겨낼 수 있을까. 이에 본지는 우리 대학과 다른 학교를 비교해 성공적인 학생 유치의 방법을 고찰해봤다. 홍보, 국고 사업, 취업률 이 3가지를 기준으로 삼았으며 비교 대상은 서울여자대학교(이하 서울여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우선, 본교의 홍보 방안을 살펴봤다. 본지가 앞선 설문조사에서 우리 학교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물어봤을 때,  동덕여대를 알고 있는 80명 중 9명의 학생만이 홍보를 통해 본교를 알았다고 답했다. 또한, ‘동덕여대가 수험생 사이에서 더 나은 이미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주관식 물음에 15명의 학생이 홍보를 개선해야 한다고 서술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고등학생은 “동덕여대에 관한 정보를 많이 알 수 있도록 각 고등학교나 다양한 온라인 수험생 카페에서 홍보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지난 2015년에 본교 학우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에서도 92.89%가 홍보가 부족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본지 보도 2015년 4월 6일 제461호 1면).


  이처럼 본교는 홍보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는 지난 학기에 어떠한 방식으로 홍보했을까. 먼저, 원서 접수 기간에 맞춰 입시자료집 및 EBS 교재와 일간지에 광고를 실었다. 옥외에는 월곡역과 상월곡역에 각각 10개 이내의 스크린도어 광고가 만들어졌다. 또한, 포털사이트에 동덕여대를 검색하면 영상과 함께 동덕여대에 대한 설명이 나오게 하는 브랜드 검색 광고를 도입했다. 그러나 브랜드 검색 광고는 본교를 알지 못하는 학생은 볼 수 없는 홍보 방식이라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고등학생이 동덕여대로 직접 방문하지 않는 한, 월곡역의 스크린도어 광고 역시 볼 수 없어 학우들 사이에서는 부족한 홍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서울여대의 홍보 방식은 어땠을까. 서울여대 홍보팀 관계자에 따르면, 수시와 정시 기간이 되면 3주 정도 지하철 5-8호선의 전체 역사에 약 120개의 스크린도어 광고가 들어간다. 서울여대 홍보팀 관계자는 “서울여대는 홍보 방식을 결정할 때, 수험생의 눈높이에 맞춰 홍보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과 연계되는 책인 EBS 교재뿐만 아니라, 지하철로 등하교하는 고등학생의 접근이 쉬운 역의 스크린도어에 많이 광고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민 입학처장은 “서울여대처럼 지하철의 모든 역사에 스크린도어 광고를 하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홍보 예산이 한정적인 우리 학교 입장에서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본다. 이 때문에 지하철 광고를 늘리는 것보다는 7-9월 입시 시즌이 다가올 때 EBS 교재에 홍보 광고를 넣는 게 더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비교할 기준은 국고 사업이다. 우리 학교는 지난 2014년 대학 특성화 사업인 CK 사업에 탈락했다(본지 보도 2014년 8월 25일 제454호 2면). 이 사업에 채택되기 위해서는 각 대학의 강점 분야를 특성화하고 지역사회와 어우러진 구성안을 제시해야 했다. 또한, 교수학습역량을 강화하거나 국제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국고를 지원받고 학부교육의 질 제고를 일으키는 것이 관건이었다.


  반면, 서울여대는 같은 년도에 6개 사업단이 특성화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수도권 대학 중 제일 많은 지원을 받은 것이었다. 학과의 특성을 잘 이용하고 지역과 연계하는 기획안을 통해 서울여대는 5년간 9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취업률은 어떨까.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2013, 2014, 2015년의 본교 취업률은 각각 67.8%, 64.3%, 61.8%였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실질적인 취업률은 건강보험공단 DB에서 조사한 자료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2012년 6월에 취업률이 56%로 가장 높았고 그 후 매년 떨어져 2016년 6월에는 42.7%가 됐다. 이러한 추이에 관해 우리 학교 취업지원센터 이상섭 과장은 “취업률이 떨어진 건 대학 청년고용센터사업에서 본교가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과장이 말한 해당 사업은 노동부의 전산 시스템을 이용해 전문가가 학생의 진로에 맞는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지금껏 해오던 취업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과거 2012년 취업거점대학이자 여대 중 취업률이 1위였던 본교의 위상이 낮아졌다.


  서울여대는 어떤 실정일까.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취업률이 2014년 12월에는 62.1%, 2015년에는 60.9%였다. 취업률만으로는 두 대학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서울여대 취업경력개발팀 이준구 부장에 의하면 서울여대는 ‘특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막연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희망 직업에 따른 전문성을 중시했다. 예를 들어, 커리어 코칭을 하더라도 승무원이나 아나운서 같은 전문직에 대한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 이 분야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줬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일하는 담당자나 동문을 초청해 학우들과 이야기 나누는 박람회에서도 ‘어느 기업에서 왔다’가 아니라 마케팅, 재무 등 직무별로 세분화해 학생들이 더욱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심화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렇지만 이 부장은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것은 “홍보를 어떻게 하느냐”라고 말했다. 예컨대, 특정 학년이나 과에 중요한 프로그램은 해당 학생에게 문자 메시지를 전송해 그들이 잘 알고 이용할 수 있게끔 한다. 또한, 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컨설팅 전문가가 학생들과의 그룹 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했다.


  이렇듯 우리 대학은 학생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눈에 띄게 잘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인구는 감소하는데 대학은 필요 이상으로 넘쳐난다. 게다가, 본지는 서울여대를 집중적으로 알아봤지만, 본교보다 홍보나 정부의 대학 사업 유치를 잘하는 학교는 훨씬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학교가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학생 유치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인원 감축이라는 칼을 갖다 대며 대학을 채찍질하는 교육부를 탓하며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같은 상황이어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차별화해 학생을 위한 발전을 하는 학교도 있다. 만일 우리 대학이 지난 날 나태했다면 반성하자. 학교와 학생을 위한 발전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학생유치도, 대학구조개혁평가도 두려울 게 없다.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