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되고 한 달여가 지났다. 활기찬 새내기들의 모습을 보며 꿈에 부풀었던 것도 잠시, 최근에 학내가 다시 소란해지며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가 하면 크고 작은 시위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총장이 실시한 리더십강좌 강연장 앞에서 일부 학생들과 교수들이 연합하여 피케팅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지난주에는 신축건물 입주 문제를 둘러싼 체육학과 학생들의 돌발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금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또 다른 시위를 계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동덕에는 언제쯤이나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까. 평온한 일상 가운데 면학과 연구와 학사행정에만 전념하고 싶은 것은 구성원 모두의 열망이다. 그러나 동덕의 현실이 아직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구재단은 정이사 선출을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촉각을 곤두세운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구재단 복귀를 반대하는 취지의 서명운동에 동참하며 이를 결사적으로 저지할 태세에 돌입했다.
  이러한 난처한 상황 속에서 김영래 총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총장은 대다수 구성원의 뜻이 무엇인지를 직시해야 한다. 그럴 리 없지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일시적으로 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은 추호라도 해서는 안 된다. 서명운동만 하더라도 구성원 중에 누가 서명을 했느냐 안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수합한 서명지를 교과부에 전달하느냐 안 하느냐도 어쩌면 이차적인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대다수 구성원들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며, 동시에 총장은 그것을 수용할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의견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또한 소수의 의견도 배려해야 하는 것이 리더의 딜레마다. 신축건물 입주 문제를 둘러싼 불협화음도 작은 사안이 아니며 이 모든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김영래 총장의 리더로서의 역량이 평가받을 것이다. 총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는 대과(大過)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본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참으로 문제다. 어떤 상황에서든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다. 총장이 얼마나 진심이 담긴 지혜로운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동덕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 총장도 동덕도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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