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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를 넘어
2017년 03월 30일 (목) 13:47:44 동덕여대학보 ddpress@dongduk.ac.kr

“신경 쓰지 마! 그냥 각자 알아서 하는 거야!”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를 피해 달아나는 딸 수안(김수안)에게 아빠 석우(공유)가 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말고 자기 일만 하는 ‘각자도생’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솔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의미하는 ‘삼포 세대’라는 용어가 언론에서 회자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한 ‘오포 세대’와 꿈과 희망을 포기한다는 ‘칠포세대’를 넘어 2015년 가을에는 건강과 외모관리를 포기한다는 ‘구포세대’가 등장하였다. 그리고 급기야, 포기할 것이 하도 많아서 셀 수도 없는 ‘N포세대론’이 등장하였다. 이는 우리나라에 살아가는 청년들이 ‘각자도생’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우리가 모두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각자도생의 시대를 극복하고, 모두 함께 잘 살아가는 삶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 ‘깍두기’라는 말을 아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음식으로서의 깍두기가 아니라 놀이문화 속의 깍두기 말이다. 놀이하기 위해 편을 나누다 보면 홀수여서 정확히 나누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때 능력이 떨어지는 친구를 깍두기로 지정해 어느 한 편으로 가도록 하는 문화가 바로 ‘깍두기 문화’다. 깍두기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무엇인가를 추가로 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받거나, 실수하더라도 비난받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깍두기니까!


그런데 90년대까지 존재하던 깍두기라는 우리 문화가 어느 순간부터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문화가 생겨났다. 바로 ‘집단따돌림’, ‘왕따’가 그것이다. 함께 어우러져 노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던 우리 문화가 네 것과 내 것을 구분하며 우리 쪽이 아니면 배척해버리는 문화로 변한 것이다.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내 가족, 내 학교, 내 나라가 아니라 우리 가족, 우리 학교, 우리나라에 익숙한 대한민국에 ‘각자도생’이라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은 말이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상호도생’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세상과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동덕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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