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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래퍼>, 고교생과 힙합이라는 두 대세가 만나다
2017년 04월 11일 (화) 10:44:01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지난달 31일,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음악전문채널 엠넷(Mnet)의 <고등래퍼>가 8회를 끝으로 성황리에 종영했다. 본 방송은 17-19세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국내외에서 총 2천여 명이 지원했다. 한편, <고등래퍼>는 국민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지난 1일에 시즌 2 제작이 확정됐고 올 11월부터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방송이 편성된 금요일 밤마다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던 <고등래퍼>가 마지막 방영 날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번 달 초에는 국민 예능으로 손꼽히는 <무한도전>을 제치고 TV오락 일간검색어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공은 사실 본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에도 어느 정도 예측된 결과였다. 앞서 방영됐던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모두 화제가 되면서 최근 힙합이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등래퍼>는 기존의 서바이벌 방송과는 차별화된 진행방식으로 시청자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우선, 본 방송의 기본 방식은 ‘지역 대항전’으로, 제작진은 지역별로 대표 9인을 선발해 대결이 진행되도록 설정했다. 이는 대결 중심의 무대가 많은 힙합 프로그램에 자연스레 지역 간의 대결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 지역의 대표가 프로그램에 출전할 시 해당 지역 사람이라면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심리를 이용해 일정량의 시청률을 확보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또한, <고등래퍼> 제작진은 심사 위원에게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인기 또한 많은 두 참가자 간의 대결을 집중 조명했다. 실력과 인기를 모두 갖춘 두 사람의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가 많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실제로 해당 참가자들이 3번 이상 대결을 펼치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함으로써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해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결 구도 방식은 회 차가 거듭될수록 본 프로그램의 결점이 드러나는 결과만을 안겨줬다. 본래 제대로 된 서바이벌 방식의 대결 구도라면 승부에서 진 참가자는 탈락해야 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인기가 많고 실력이 뛰어난 참가자를 마지막 대결까지 참여시키기 위해 이들을 부활시키는 편법을 사용했다. 갑작스럽게 관객 투표를 진행해 탈락자 중에서 다시 보고 싶은 래퍼를 뽑아 무대에 복귀하도록 한다거나 패자부활전을 열어 해당 참가자를 구제하기도 했다. 게다가 일부 패자부활전 과정이 방송에 나오지 않아 대중은 구제될 줄 알았던 래퍼가 탈락한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이 과정에서 본 프로는 시청자의 반감을 샀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을 받음에도 <고등래퍼>는 고교생은 어릴 뿐이며 성인보다 실력이 낮다는 편견을 깼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갖는다. 실례로, 본 프로그램의의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한 현직 래퍼는 고교생의 무대를 본 뒤, “도저히 고등학생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무대였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상 고교생이 약진하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제작된 것은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온 국민에게 상실감과 분노만이 자리했던 한해였다. 이때 고교생들은 기성세대에 의해 어두워진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발언을 내뱉는데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많은 국민이 고등학생의 인지 능력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에 대해 반성했다. 이러한 청소년의 저력은 <고등래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실례로 한 참가자가 작사해 선보였던 ‘엄석대’라는 곡은 학교 폭력의 피해를 여실히 담아내 이러한 폭력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재고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대중의 평을 받은 바 있다.


  지금껏 사회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고등래퍼>의 이러한 기획 시도는 단순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억눌려왔던 청소년의 설움을 음악이라는 꿈을 향한 도전으로 해소하게 한, 본 프로는 이를 대중에게 공개함으로써 고등학생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데 힘을 보탰다. 예전에는 주류로 인정받지 못했던 ‘고등학생’과 ‘힙합’이라는 두 대세가 만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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