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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지키는 잔 다르크? ‘평범한 한국 대학생입니다’
‘위안부’ 합의를 반대하다 징역 1년 6개월 구형…“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2017년 04월 11일 (화) 10:47:00 강민혜 노컷뉴스 뉴미디어부 기자 ddpress@dongduk.ac.kr


  “상을 받아야 할 일에 벌을 받고 있는 김샘 씨, 그냥 힘내라고 차 한 잔 대접하고 싶네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3월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 대학생에게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그냥 차 한 잔’이라고 소개했지만, 유수 언론들은 그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로 기사를 작성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박 시장이 힘내라고 응원하고 나선 이는 ‘평화나비’ 대표로 활동했던 24살 김샘 씨다. 그녀가 운영했던 평화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생 네트워크로, ‘기억하다, 행동하다, 함께하다’라는 공식 문구를 내걸고 있다.


  김 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이 단체 활동 때문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시험을 보고 수업을 듣고 취업을 고민할 시간에 그녀는 우리나라의 획일화된 교육을 반대하는 기습시위를 이순신 동상에서 벌였다. 그뿐만 아니라 재작년 12·28 한일합의 발표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일본대사관에 항의 방문을 갔다. 또한, 소녀상 옆에서 농성을 진행했고 2014년에는 농민대회에 갔다가 연행되기도 했다. 그녀는 이 같은 네 가지 혐의를 받으며 평범한 청년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김 씨의 사연이 알려진 건 지난 3월 15일 1인 언론사 미디어몽구에 ‘한 달에 재판 네 번 받는 숙명여대 김샘 학생 사연’ 영상이 게재되면서부터다. 제목이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기 때문인지, ‘도움 절실’이라는 짤막한 설명이 붙은 이 영상은 4일 오전 기준 8만3000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으로 김 씨의 사연이 널리 알려진 후 같은 달 24일, 일본에서는 고등학교 고학년용 역사·사회 교과서가 공개됐다. ‘위안부’ 피해 사실을 기재한 교과서 수는 줄었고 표기한 교과서에는 12·28 합의 내용이 포함됐다. ‘최종적, 불가역적 합의’라지만, 한일합의는 아직도 국내에선 유력 대선 후보들조차 무효로 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비웃듯 교과서에 싣고 역사에 기록할 준비를 끝냈다. 국내에선 피해 할머니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 조카 등 친지에게 당사자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위로금을 건네는 이른바 ‘몰래 합의금 지급’ 의혹까지 불거졌다. 재논의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평화나비 공식 블로그에는 ‘청춘, 할머니들의 아픔을 끌어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도서관과 학교에 가기도 힘들어 ‘지옥철’, ‘헬조선’과 같은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기가 믿는 바를 행하다 ‘한 달에 네 번 재판 받는’ 대학생이 되어버린 김 씨는 자신의 처지를 두고 CBS 라디오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야속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2월 21일 일본 대사관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김 씨가 1년 6개월을 구형받기 전 2월 16일, 경남 김해에 있는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교육적 효과를 주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자신의 병원에 소녀상을 세웠다. 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하며 역사를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드러냈다. 반면, 이틀 전이던 14일에는 외교부가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공문을 동구청에 보냈다. 공문에는 부산 평화의 소녀상이 ‘외교 공관 보호와 관련된 국제 예양 및 관행적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 등이 담겨 많은 이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담당구청인 동구청은 이를 따르지 않았고 시민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학 시절, 졸업 후 일을 하면서도 매일같이 치열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현실엔 적당한 타협점을 합리적 결과인 양 포장해 내미는 이들이 있다. 그렇게 모두가 소극적으로 타협을 위한 타협을 거듭하다 보면 결과는 볼품없을 테다. 이렇게 암담해지는 현실이 싫다. 정의를 위한 치열한 고민 없이 수동적으로 매 순간에 임한 이들은 무서운 결과물을 만들고 모르쇠 할 소지가 다분하다. 무뎌지고 싶지 않다. 김 씨의 사연을 옮기며 ‘뜨거운 마음’으로 살아줘 고맙다는 마음이 든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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