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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찬성 vs 반대
2017년 05월 10일 (수) 13:52:33 이지은 기자, 김규희 기자 ddpress@dongduk.ac.kr


  지난달 3일, KT의 주도로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K뱅크’가 출범했다. 뒤따라 카카오도 다음 달에 ‘카카오뱅크’ 출시를 예고하면서 많은 정보통신기술 기업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기업이 은행의 지분을 4%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은산분리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창립을 주저하는 기업도 많다. 이에 몇몇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을 가로막는 은산분리를 완화하자고 주장했고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았으며, 은산분리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 재산까지 위협할 기업의 은행 소유
  최근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이 은산분리로 인해 주춤거리고 있자,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만이라도 규제를 완화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은산분리가 유지돼 온 이유를 따져보면, 매우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안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은행 지분을 4% 초과 보유하는 기업은 해당 은행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돼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제지를 하는 것은 은산분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반 기업이 은행의 대주주가 돼 사실상 해당 은행을 소유하면서 사(私)금고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 기업이 은행 자금에 손을 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 기업이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을 늘렸을 때, 경영난을 겪던 부실기업들이 금융회사를 자신의 소유 하에 두고 마치 제 돈주머니처럼 고객 자산을 함부로 꺼내 쓰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주주 기업이 마음먹고 은행에서 돈을 빼내 쓰면, 금융감독당국이 아무리 철저히 감시하더라도 알아내기 어려운 게 현실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산분리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부정·부패가 발생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로 인해 궁극적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은 은행을 이용하던 평범한 시민들이다. 대주주인 기업의 경영이 악화되면 그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점차 부실해져 갈 텐데, 이렇게 되면 예금자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받아, 신용자격이 낮은 부실기업에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중금리 대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고객의 원금까지 잃어버리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금융선진국 미국도 이런 점을 경계하며 여전히 은산분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은산분리는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점을 무시하고 기업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둔다면, 곧 은행뿐만 아니라 국민의 재산까지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이지은 기자 unmethink@naver.com
 

은산분리 완화는 시대적 부름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점점 더 많은 일을 스마트폰 하나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이 같은 흐름에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은산분리로 인해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이 가로막힌다. 이에 몇몇은 기업이 은행을 소유함으로써 야기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은산분리를 찬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재의 성장에 제동을 거는 기우에 불과하다.
 
우선, 은산분리에 의해 기업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줄 수가 없게 된다. 풍부한 자금을 가진 기업이 은행의 재정 마련을 충당하려고 해도, 현저히 적은 금액만 기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금을 마련하고 첨단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투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실질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창설하고 운영하는 주요 기업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권한이 박탈되기도 해 오히려 경영에까지 차질이 생긴다.
 
게다가, 이러한 여파로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결과가 초래된다. 은행의 재정 마련이 힘들어지면서 소비자가 시간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혜택을 누릴 기회가 사라진다. 나아가 고객이 지문인식으로 한 번에 결제하는 등의 더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이 국가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주요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어진다고 볼 수 있다.
 
혹자는 기업이 지분을 많이 가지면 대주주가 해당 은행을 사금고화할 가능성이 생긴다며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대주주의 대출을 막는 규제 등 은산분리가 아니라 다른 제도를 만들어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일본은 은산분리를 완화하고 새로운 제약을 거는 방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급성장되는 성과를 보였다. 기업이 의결권에 유효한 지분을 5%가 넘게 소유하면, 금융청장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추가한 것이다.
 
이처럼 사금고화를 막는 데 있어 은산분리는 유일한 제도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점점 편리성과 신속성이 증대되는 이 시점에서 은산분리는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시대착오적인 규제다. 따라서 소비자가 더 좋은 서비스를 누리고 첨단금융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가 완화돼야 한다.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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