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폭등으로 가계, 자영업자 등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고통을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순 없겠지만, 식료품 위주로 오르고 있는 물가는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불거진 전세대란으로 직장인들이 비교적 전세 값이 싼 대학교 인근으로 몰려들면서 대학생들의 주거비에 대한 부담마저 날로 커지고 있다.
   비싼 등록금과 주거비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에게 식료품값의 급등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의 학생식당과 대학가 식당들은 최근 식료품값의 급등으로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대학 학생식당의 경우에는 학교 측과 협의를 거쳐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쉽사리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원자잿값의 폭등으로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대학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외부업체가 운영하는 성신여대 학생식당의 경우 2,500원 짜리 메뉴를 제외한 다른 메뉴에서는 이번 학기부터 500원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성균관대, 고려대 등 많은 대학 학생식당들이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 대학 학생식당측은 “최근 돼지고기와 채솟값이 인상되긴 했지만 학생식당 메뉴의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학생식당 운영이 어렵기는 하지만 학생들이 많이 이용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며 가격인상은 아직 논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물가인상으로 자취생들의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고려대 인근 원룸에서 자취를 하는 대학생 박은솔(22) 씨는 “물가가 비싸 직접 음식을 해먹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찌개 하나를 끓이려 해도 이것저것 계산하다보면 오히려 식당에서 먹는 게 더 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식당의 가격도 만만치 않아 부담이 된다”고 했다. 고향을 떠나 타지생활을 하는 자취생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도 버겁게만 느껴지는 현실이다.
   대학생들은 ‘밥값’이 가장 크게 인상됐다고 느낀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지난 3월 온라인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전국 대학생 3,637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소비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고 느낀 항목 1위로 절반이상이 ‘식비(52.3%)’를 꼽았다. 또한 물가인상으로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인 항목은 ‘품위유지비(24.5%)’였으며,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은 ‘외식비(24.4%)’가 차지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이 쉽게 사먹을 수 있었던 과자도 지난달 해태제과의 가격인상을 시작으로 줄줄이 인상됐다. 오리온도 타 회사들의 가격 인상을 지켜보다 이들 업체가 가격인상을 발표한 다음날 뒤늦게 13개 품목의 제품을 평균 18%선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장 비싸진 품목은 초코칩쿠키로 출고가가 25% 올랐다.
   과자값을 인상한 회사는 이뿐만 아니다. 농심은 스낵제품 40여 개 제품 출고가격을 약 8% 올린다고 밝혔으며,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도 4일부터 22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8% 인상했다.
   또한 시중에서 판매되는 인스턴트 커피값도 평균 10%가까이 인상된다. 동서식품은 국제 커피 원두값 폭등과 야자유·설탕 가격 상승 때문에 커피 출고가격을 9%에서 9.9%까지 인상한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가격인상안이 밝혀지진 않았으나 라면,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물가폭등은 상대적 경제약자인 대학생들의 생활에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이런 상황 탓에 일부 학생들은 용돈 등 부수입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치솟는 물가가 단번에 꺾일 수는 없겠지만 학생들이 ‘밥값’ 걱정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가안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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