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개봉됐다. 본 영화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SF영화 에이리언 시리즈 중 한 작품으로, 개봉 전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1>을 제작해 에이리언 시리즈를 흥행에 이끈 장본인인 리들리 스콧이 이번 영화의 감독을 맡아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인간이 커버넌트호를 타고 새로운 행성을 찾아가던 도중 에이리언을 만나 겪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새로운 행성에 도착하기까지 7년이 걸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가수면 상태에 있고, 인공지능 로봇 ‘월터’만이 커버넌트호를 운영하기 위해 움직이도록 설정됐다. 하지만 커버넌트호에 문제가 생겨 선장이 죽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승무원들은 모두 중간에 깨어나 사고를 수습한다. 그 도중에 인근의 행성에서 온 정체불명의 신호를 포착하게 된다. 선장 대행을 맡은 ‘오람’은 주인공 ‘다니엘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호를 보낸 행성에 대해 탐색하기로 결정 내린다. 하지만 그곳에는 예상치 못한 존재 에이리언이 있었고, 이 영화는 에이리언으로 인해 사람들이 위기에 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토리를 전개한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스토리 구조를 언뜻 봤을 때는 인간과 에이리언의 대결로 구성된 것처럼 보인다. 에이리언이 인간을 숙주 삼아 몸을 뚫고 나오는 장면, 에이리언과 사람이 싸우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장면을 가장 그로테스크 적이고 긴장감 넘치게 연출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본 영화가 에이리언과 인간의 싸움을 보여주는 것은 더 큰 주제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사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립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를 조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영화의 이전 세계관을 담은 <프로메테우스>를 보면, ‘데이빗’이라는 인공지능에 의해 에이리언이 생겨났다. 데이빗은 <에이리언: 커버넌트>에도 등장해 같은 월터에게 인간은 우리보다 나약한 존재일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공지능도 인간처럼 창조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월터는 그러한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주인공 다니엘스를 사랑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일련의 사건들 후, 커버넌트호에 에이리언은 모두 없어져 사람들은 다시 가수면 상태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윽고 월터가 자기 몸에서 에이리언 숙주를 토해내 인간의 배아가 보관된 곳에 함께 넣는다. 이는 관객에게 상당한 충격을 줬다. 상영시간 동안 인간을 위해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 월터가 갑자기 에이리언을 창조하는 인공지능이 됐기 때문이다. 이때 감독은 월터가 어떻게 생각을 변화하게 됐는지를 직접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긍정적인 결말을 기대했던 관객은 이러한 스토리 진행을 지적하면서 뒤따르는 시리즈를 위한 장치 때문에 스토리를 왜곡한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여주인공의 활약이 돋보이지 않았던 점 또한, 에이리언 시리즈를 기다려왔던 관객을 아쉽게 했다. 본래 에이리언 시리즈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리플리’는 8-90년대 남자 주인공이 SF영화의 주인공을 맡던 그 당시 흐름과는 달랐다. 직접 장비를 몸에 착용하고 에이리언과 맞서 싸우는 리플리의 모습은 여전히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도 여주인공 다니엘스가 등장해 판단력이 흐린 선장 오람 대신 구성원을 이끈다. 이러한 점에서 에이리언 시리즈와 그 맥을 같이 하려 한 부분이 드러나긴 했지만, 여전사의 이미지가 다소 약해 시리즈 마니아로 하여금 아쉬움을 유발했다. 물론, 다니엘스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객이 빠져들 만큼 시원하게 에이리언을 처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이처럼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에이리언 시리즈로 인해 부풀었던 기대감과는 달리 조금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한 번의 좌절로 인해 명작 시리즈의 명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이번 편에서 부족한 점을 다음 편에서 채우면 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에이리언 시리즈도 계속 기대해보자.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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