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이어진 혼란스런 국내 정세와 교내의 여러 상황을 보며 조너선 하이트 뉴욕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있어 자유를 느껴야 건강한 사회”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나의 옳음은 타인의 옳음과 다를 수 있다. 내가 좋은 것을 다른 사람은 싫어할 수 있다.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타인에게는 해가 될 수도 있다. 가까이는 가족, 친구 사이에서부터 학과, 학교, 회사, 지역사회, 우리나라, 세계 속의 관계까지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갈등에 부딪히며 조율하는 것이 인간의 일상이다. 하지만 용기 있는 누군가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했을 때, 인터넷, SNS 등이 발달한 지금은 그 표현에 대해 ‘좋아요’ 하기도 쉬워졌고, 마녀사냥 하기도 쉬워졌다. 그렇다 보니,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용기가 필요하고, 다른 의견에 대한 경청과 존중하는 책임도 지녀야 한다.


나 자신의 불완전과 나와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며 우리 사회가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교육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며 수단이다. 인간은 하나같이 똑같지 않고 전부 다르다. 이미 정의해놓은 것을 암기하고 배우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생각하고 각자의 의견을 갖고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설득하며 발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다. 예측 불가한 4차 혁명 시대에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생각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음에 우리의 교육도 더욱 변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의 교육 현장에선 학생들이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 그 자체와 혹시나 달랐을 때 받을 수 있는 시선의 따가움이 두려울 수도 있고, 혹은 의견이 없을 수도 있다. 학생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 어떠한 주제에도 자신의 의견을 갖는 방법, 그 의견을 위해 스스로 고민하고 학습하는 시간, 의견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위해 존재해야 할 교육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나를 돌아보고 나의 의견을 준비하고 생성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은 발현될 수 있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한 방향의 지식이 아닌 그것이 내 안에서 소화돼 표출될 때 지혜가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또한, 그 의견을 표현하는 데 자유롭고 다른 의견을 인정하면서 비로소 창의력은 실현의 단계로 나아가며 더욱 현명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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