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친구가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왔다.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는 인사가 오고 간 후 기자는 며칠 전 큰 이슈가 된 가수 서태지와 연기자 이지아의 이혼에 관한 질문세례를 받았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소송 기사가 터지자마자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에 랭크됐다. 트위터에는 미국에서 두 아이와 손잡고 다니는 이지아와 서태지를 봤다는 근거 없는 루머나 추측성 글들이 난무했다.
   한동안 그들에 대한 관심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건이 터진 날은 음식점과 길거리에서 텔레비전 및 라디오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에서 쉼 없이 오르내렸다.
그렇다 보니 관심이 없던 기자도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게 되고 사건의 전반적인 정보를 웬만큼 알게 되었다. 평소 연예계에 관심도 없던 기자가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자 친구는 나온 기사를 죄다 찾아봤느냐고 핀잔을 줬다. 이에 대해 기자는 기사를 찾아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찾지 않아도 각종 매체에서 떠들어대는 통에 모를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사생활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두 ‘신비주의’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번 사건은 이지아가 서태지에게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를 요구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지금껏 결혼이나 연애에 대해 일말의 언급도 하지 않았던 서태지나 자신의 과거를 감췄던 이지아, 두 신비주의 연예인의 이혼은 대중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인터넷상에는 ‘서진요(서태지에게 진실을 요구한다)’와 ‘이지아닷컴’이라는 웹사이트도 개설됐다. 서진요는 서태지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라고 주장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신비주의 연예인의 숨겨진 과거를 파헤치는데 혈안이 돼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일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연예인이기에 사생활을 공개해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사생활까지 알려줄 의무가 있을까 싶다.
   한 트위터리언은 ‘이혼이라는 개인사에서 가장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린 모든 것을 다 얘기하라는 강요를 하고 있다. 우리는 권리가 없고, 그분들은 의무가 없는데도 말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당당하게 사생활을 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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