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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 욜로를 외치지만 그 속은 타들어 간다
2017년 06월 13일 (화) 15:39:32 정덕현 문화평론가 thekian1@gmail.com

욜로(YOLO)! 최근 ‘You Only Live Once!’를 외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한 번뿐인 삶에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실행에 옮긴다는 말로, 대중문화는 이러한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수용했다. 그중에서도 나영석 PD가 내놓은 tvN <윤식당>은 대중의 욜로 감성을 건드리며 화제의 중심이 됐다. 발리의 외딴 섬에서 한식당을 여는 과정을 담은 <윤식당>은 경쟁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은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큰 호평을 받았다.

욜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 중심에는 여행이 자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일은 대체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안 하는 것’을 의미하고는 한다.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의 삶이 원하지 않는 일로 가득 채워지게 했다. 이러한 상황 탓에 기존의 삶을 훌쩍 떠나버리는 여행은 욜로의 큰 부분이 됐다.

한편, 이에 발맞춰 각종 트렌드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몰 럭셔리’는 끼니는 라면처럼 간단하게 때워도 하고 싶은 일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트렌드를 일컫는다. 반면에 ‘미니멀 라이프’는 양적 소비가 아닌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문화 트렌드다. 버리고 치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에 비해 욜로는 마치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는 트렌드로 오인되고 있지만, 실상은 욜로 역시 미니멀 라이프의 가치와 본류를 이룬다.

오늘날 욜로 트렌드는 성공 지향에서 행복 지향으로 나아가는 사회의 성숙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욜로가 추구하는 현재에 충실한 삶이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스몰 럭셔리의 바탕에는 이렇게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지금의 삶이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현실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또한, 미니멀 라이프는 어쩔 수 없이 미니멀하게 생활해야 하는 현실을 대변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이처럼 능동적으로 보이는 욜로와 두 트렌드의 뒤안길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현상이 반드시 자발적으로만 생겨난 것이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한 걸음씩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청춘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현실 앞에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욜로를 외치고 각종 스몰 럭셔리를 실행해나가도 그 안에 담긴 우울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욜로를 행하는 삶이 아닌, 이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차례다. 욜로의 가치를 진정으로 추구할 수 있는 사회가 도래할 때까지 청춘들의 목소리가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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