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제3차 정보 혁명의 시대가 점차 익숙해질 즈음에 우리는 또 다른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정보 통신 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은 그 발전 추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이고 혁신적이다. 인공지능과 가상 현실,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등과 같은 말들로 상징되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이미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첨단 과학 문명의 성과들은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 세계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근본적인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른바 초연결(hyper 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기에, 그간 인류가 겪어온 산업혁명에 비해 더 광범위하고 더 빠른 속도로 더욱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얼마 전 있었던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바둑대국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알지 못할 두려움과 허탈감을 가졌었다. 그 두려움은 미래의 먼 곳에서 전해지는 경고와도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미래 학자들은 앞으로 30년 이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직업의 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 진단하곤 한다. 알파고와 같이 기계 문명은 무섭게 진화하고 발전하는데, 인간은 이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다.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고 의학기술의 발달과 데이터의 축적으로 의사나 기자, 세무사, 은행원, 엔지니어, 부동산 중개업 등과 같은 고전적인 직업들이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예고다.

이러한 진단이 맞는 것이라면 오늘날의 직업 교육과 교육현장에서 행해지는 교육의 내용 역시 별반 의미가 있기 힘들다. 이를 통해 보면 요즘 ‘먹방’으로 통칭하는 ‘쉐프’(chef) 열풍이나 청소년의 연예인, 스포츠 스타 지망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간 진행됐던 수차례의 혁명들은 사회나 국가를 대상으로 했다면, 오늘의 혁명은 ‘인간’ 자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변화의 물결을 직시하고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변화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개인이든, 조직이든 마찬가지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의 조건이다. 그간 문명 발전의 역사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조직과 개체들은 도태돼 결국 사라졌음을 또렷하게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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