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5 목 14:24
> 뉴스 > 문화 > 문화
     
‘가족’ 찾으러 삼만리, 답은 ‘예능’ 프로그램 속에?
2017년 09월 28일 (목) 16:42:58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현재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주말 예능 시청률 1위를 달리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오늘날 대중에게 사랑받는 예능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소개말이다. 여기에는 배우자, 부모, 자식 등 다양한 가족관계가 들어가는 반면에 해당 가족을 소개하는 이는 연예인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이처럼 ‘가족 예능’은 방송계에서 흥행하고 있는 포맷으로, 사실상 그 인기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지속돼왔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연예인과 그 가족의 일상을 다룬 예능이 넘쳐나자 시청자의 관심은 급속도로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방송인의 가족이 출연하면 기본적인 시청률이 보장된다는 얘기도 옛말이 돼버린 지 오래다. 가족 예능 포화상태인 지금, 그 숨겨진 이면을 파헤쳐보자.
 
우리는 TV 속 가족을 만들고 싶다 
물론, 아직까지 각 가정의 안방을 책임지는 방송을 꼽는다면 가족 예능이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TV 속 프로그램의 선택지가 매우 한정됐기 때문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SBS는 연예인 가족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를 1주일 중 5번이나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역시 2개의 방송을 제외하곤 시청자가 몰리는 주요 시간대에 편성돼 있다.
 
그렇다면 방송계에 이러한 가족 예능 돌풍이 일어난 까닭은 무엇일까.「사적 관계의 공론화와 미디어의 사사화: TV 예능 프로그램의 장르 변화와 사회 변화」본 논문은 이 같은 양상이 사회가 미디어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해석한다. 한국 사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 체제가 점차 개인화되는 걸 체감해야 했다. 굳이 실제 사건을 들춰보지 않아도 계속되는 출생률 저조 현상과 높아져만 가는 이혼율, 자살률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가족 분열 현상이 심화되자 대중의 머릿속에는 이에 대한 위기의식이 심어졌고, 그 결과 사람들은 가족 사이의 화목한 관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과거에 방송인의 가족 관계를 드러내는 건 극히 일부의 장르로만 소비됐다. 반면, 오늘날에는 이러한 사적 관계를 적나라하게 노출하는 방송이 인기 있는 프로그램 포맷이 되면서, 오히려 가족 내 문제를 드러낼 때 더욱 재미와 관심을 얻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실례로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까닭은 아이 보는 게 서툰 출연진이 육아를 집 안이 아닌 사회 밖, 나아가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모두와 공유했기 때문이다. 즉, 가족 예능의 열풍이 일어난 주요 원인은 시청자가 TV 매체를 통해 연예인 가족과 ‘21세기형 공동체 가족’이라는 가상 체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는 쉬운 반복이 못마땅하다
한편, 최근 들어서 가족 예능이 비판을 면치 못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작용한다. 그중 연예인의 가족이 너무나도 쉽게 방송에 출연할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 가장 많은 질타를 받는 부분이다. 분명 방송인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여론은 남아있지만, 문제는 그 속에서 명예와 인기가 세습된다는 데 있다.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의 딸로 자란 정유라가 어떤 특혜를 입어왔는지 지켜보며 분노했던 게 불과 1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아울러 우리는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계에 발 딛기 위해 몇 년씩 땀 흘러온 이가 한 둘이 아님을 익히 알고 있다. 이달 초 종영한 tvN <둥지탈출> 역시 연예인의 자녀가 독립해 네팔에서 생활하는 내용을 담아 ‘핏줄 마케팅’이라는 논란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여행에 필요한 금전적인 부분을 방송국에서 부담한다는 전제부터 보는 이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만한 요소라는 비평이 제기됐다. 
 
아울러 비슷한 구성이 계속 복제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적 요소로 떠올랐다. 전에는 연예인이 가족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만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연예인의 생활을 찍은 영상을 스튜디오에서 그 가족과 진행자가 품평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이러한 가족·관찰 예능의 첫 시작을 연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시청률 20%를 웃돌며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엄마가 자식의 일상을 지켜보는 <미운 우리 새끼>는 부부의 일상을 아내 혹은 남편이 보는 SBS <동상이몽 2>, 여행하는 아내의 모습을 남편이 보는 SBS <싱글와이프>로 복제됐다. 이처럼 색다른 구성으로 주목받던 가족·관찰 예능도 유쾌함 대신 지루함이 가득한 프로그램으로 변질되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앞서 일련의 과정을 돌아보면서 공급과 수요가 무조건 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 이제는 방송계가 연예인 가족이라는 미로에서 벗어나 탈출구 너머에 자리한 대중의 손을 잡아야 할 때다.
 
문아영 기자 dkdud4729@naver.com
문아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덕여대학보(http://ddpress.dongduk.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02748)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13길 60(하월곡동 23-1) | Tel 02-940-4241~4242
발행인 : 김명애 | 편집인 : 김규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규희
Copyright 2009 동덕여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dpress.dongd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