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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과 비‘판’ 사이의 괴리감
2017년 10월 17일 (화) 16:07:03 김세영(국제경영 15) ddpress@dongduk.ac.kr
   
  9월 초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240번 버스 기사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글의 내용은 버스 기사가 어린아이 혼자 내린 것을 확인하고도, 뒷문을 열어달라는 엄마의 요구를 무시하며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이 글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당연한 얘기지만, 비정한 버스 기사에 대한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가짜 뉴스를 공유하며 ‘아이와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 ‘버스 기사가 비정하다’ 등의 댓글로 도배를 했다. 더 나아가 버스 기사의 해임을 청와대에 청원하는 직접적 행동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사건의 전말을 취재한 모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머지않아 글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드러났다. CCTV를 확인해보면 당시 240번 버스가 매우 혼잡했고, 아이가 내린 것을 인지한 시점은 버스가 이미 2차로로 진입한 이후였기 때문에 하차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다수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버스 기사 입장에서는 하차 요구를 한 어머니를 다음 정류장에 내려주는 게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 사건의 원인 제공자는 편향적인 시각으로 버스 기사를 비판하는 글을 쓴 최초 유포자다. 또한, 네티즌들은 그의 글만 보고 악성 댓글을 달아 사태를 키웠다. 유포자와 다수 네티즌 모두 무차별적인 공격을 통해 버스 기사를 ‘범죄자’로 매도한 것이다.
 
  이런 모습을 통해 나는 일방적 비난의 무서움을 느꼈다. 감정적인 비난은 대상과 사실 여부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댓글은 옳고 그름을 판단해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비판(批判)’이 아닌,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하는 ‘비난(非難)’으로 이뤄져왔다. 이러한 댓글은 240번 버스 기사에게 ‘자살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들게 하는 화살이 됐다.
 
  한편 ‘비난’은 오프라인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세상에서 더 쉽게 이뤄진다. 그래서 온라인 세상은 비난의 대상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들의 소굴이 돼간다. 그러나 익명성이 존재하는 온라인에서도 정당한 사고를 통해 생산적 비판을 하는 사람이 많아질 필요가 있다. 겁쟁이처럼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를 공격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비판을 해보자. 비‘난’과 비‘판’은 한 글자 차이지만, 둘 사이의 거리는 상당히 멀다. 나부터 논리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어떠한가.
 

김세영(국제경영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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