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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왜 동성애를 교육하지 않는가?
2017년 11월 14일 (화) 17:10:12 강혜지(일본어 16) ddpress@dongduk.ac.kr

매년 명절만 되면 상대의 마음을 언짢게 만드는 친척의 잔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그중 나를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말은 “너는 왜 남자친구가 없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마음 한구석의 예민한 곳을 찌르는 말이었지만, “너무 바빠서 애인 만들 시간이 없네요”라는 답변밖에 할 수 없었다. 남자친구의 유무를 애인으로 바꿔 말한 것만이 내가 마음속 불편함을 덜고자 할 수 있던 유일한 저항이었다.

물론, 위의 질문은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이 들었을 경우, 차별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다소 무의식적인 표현 역시 차별에 해당되며, 실제 개인의 성적 지향이 조준돼 비난받을 경우 그 심각성은 더 크게 나타난다. 실례로, 며칠 전 동성 친구와 팔짱을 끼고 담소를 나누던 중 갑자기 한 아주머니께서 다가와 “여자애끼리 더럽게 뭐 하는 거래”라고 말을 쏘아붙이고는 우리를 지나쳤다. 이처럼 단순히 누군가와 팔짱을 끼는 행동은 비난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는데도, 그 대상이 이성에서 동성이 될 때는 전혀 다른 얘기가 돼버린다. 자칫 신체적인 위협을 당할 수도 있었던 상황을 겪으며 대한민국에서 동성애자로 산다는 건 ‘살아남기’와 같은 일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게,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은 성소수자에 대해 무지하고, 공격적이다. 이는 교육계에서조차 이들의 존재를 부정해 다양한 성적 지향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부는 초·중·고등학교에 ‘국가 수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통해 성소수자에 관한 교육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본 문제점을 인지해야 할 교사 사이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대한 예시로 이듬해 9월 성소수자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특별 결의문을 두고 전국의 교사 사이에서 찬반논쟁이 거세진 바 있다. 당시 반대 측 진영에서는 “동성애를 배제하는 것이 참된 교육이다”라는 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마치 의견인 냥 둔갑시켜 현 교육계를 바로잡고자 하는 이들을 비난했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는 아직도 성소수자가 비정상으로 읽힌다. 이는 단순히 성교육 표준안을 개정하고, 현 세대의 의식 수준을 높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당장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아동·청소년에게 ‘평등’에 기반 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오랜 싸움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모든 사람은 사랑할 권리가 있다. 성별이란 이분법적 논리에 구속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람 그 자체를 사랑할 권리 말이다. 하지만, 교육 수준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대에 비해 우리 사회의 성교육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 누군가가 이성이 아닌 동성이더라도 우리는 타인에게 혐오의 대상이 될 이유는 없다.


강혜지(일본어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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