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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마주쳤다>
2018년 03월 03일 (토) 15:59:30 김규희 기자, 장은채 기자 ddpress@dongduk.ac.kr

 

  지난 1월, 인기 웹툰 작가 하일권 씨의 <마주쳤다>가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얼굴 인식기능이나 증강현실 기능이 적용된 웹툰은 처음이었기에 <마주쳤다>는 독자들의 관심을 더더욱 끌 수 있었다.


가상과 현실의 벽을 허물다

  웹툰 <마주쳤다>의 주인공은 독자인 우리 자신이다. 독자는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만화 속 세상을 체험하고, 나아가 작중 인물인 ‘영희’와 특별한 사이가 된다. 이처럼 만화와 기술이 만나 제작된 이 웹툰은 보는 이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물론 전부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을 웹툰에 도입하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마주쳤다>는 생생한 감상을 넘어 거의 직접적인 체험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먼저, <마주쳤다>에 도입된 증강현실 기술은 웹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몰입도를 높인다. 웹툰 4화에서는 독자가 카메라를 비추는 곳이 곧 만화의 배경이 된다. 이를 통해 가상 인물인 영희가 독자가 사는 세상으로 나왔다는 웹툰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다.


  또한, 독자 개인의 특성이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다. 첫 화에서 영희가 이름을 묻는 장면 이후 주인공의 이름을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창이 생긴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의 얼굴인식 기능을 통해 주인공의 외모 또한 독자와 유사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단순히 독자 전체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게 아니라, 수많은 독자 중 ‘나’를 등장시키는 것이다.


  웹툰은 결국 주인공과 영희의 이별로 마무리된다. 주인공으로 인해 원래의 캐릭터 설정이 무너지면서 작중에 등장하는 작가는 세계관을 모두 되돌렸고, 영희는 주인공을 기억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작가는 웹툰 속에 등장해 주인공의 개입에 대해 지적한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은 웹툰의 진행 방향에 불만을 갖고 이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런 개입이 작가의 입장에서 어떻게 다가오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장면이다.


  이처럼 <마주쳤다>는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려는 단편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을 통한 몰입감과 더불어 독자에게 감동과 메시지까지 전달해낸 웹툰이다.


장은채 기자 bepi@naver.com

 

‘공감’과 ‘스토리’를 놓친 실패작

  흥미로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나도 주인공이 돼보고 싶다’라고 느낄 때가 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웹툰 <마주쳤다>가 기획됐다. 주인공의 이름을 독자의 이름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주인공의 얼굴도 독자의 얼굴을 반영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몇몇 걸림돌이 있어 독자는 이 웹툰에 완전히 몰입하기 어렵다.


  우선 <마주쳤다>는 50%만을 위한 만화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남성 등장인물로 설정돼있기 때문에 여성들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얼굴 인식기능을 통해 독자의 얼굴이 그림체로 바뀌는 것 또한 남성 캐릭터로만 전환하도록 제한돼있다. 이에 만화로 표현된 자신의 얼굴을 기대하던 여성 독자는 순식간에 남성 캐릭터로 변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게다가, 스토리도 남성 주인공에 맞춰져 진행된다. 남성만이 겪는 고통이나 여성과의 러브라인 장면이 나올 때, 대부분의 여성 독자들은 스토리에 빠져들 수 없다. 실제로 ‘여자 버전도 만들어 달라’, ‘여잔데 그림이 남자로 나와서 당황스럽다’ 등이 베스트댓글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토리가 약하다는 점도 <마주쳤다>의 아쉬운 점이다. 웹툰 속에 독자가 들어가고 이로 인해 미리 짜인 웹툰 세계관이 무너진다는 이야기가 <마주쳤다>의 대략적인 흐름이다. 판타지 장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독자를 몰입시키는 탄탄한 스토리가 중요하지만, 본 웹툰은 기술을 구현하는 데 무게를 뒀다. 사실, <마주쳤다>의 하일권 작가는 신선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매작품마다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기술 시도에 집중한 나머지, 스토리의 질에 신경을 쏟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야기가 허무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는 댓글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때론 기술이 이야기 흐름에 맞지 않게 적용되기도 했다. 예컨대 독자의 휴대폰 후방 카메라로 보이는 공간이 웹툰 속 배경이 되는 장면이다.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장소가 만화 속 배경으로 바뀌니 이야기 맥락이 끊기고 독자는 당황하게 된다. 이처럼 <마주쳤다>는 웹툰으로서 가져야 할 핵심 요소를 갖추지 못 했다. 웹툰에 여러 기술을 접목한 시도는 좋았으나, 독자의 몰입과 작품의 깊이를 놓친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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