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사촌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어요. 서지현 검사의 용기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을 세상으로 나오게 했습니다” 이는 기자가 취재 중 만난 한 여성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다. 한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에 대한민국 사회 전반으로 미투 운동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캠페인으로,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으로부터 촉발됐다. 해외 여성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나도 성폭력을 당했다’는 의미로 ‘#Me Too’ 해시태그를 달며 각자의 피해 경험을 폭로했다.


  우리나라는 서 검사가 자신이 검찰 조직 내에서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방송에서 직접 폭로하면서 미투의 불씨가 붙었다.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열기가 사그라들기는커녕 정치계, 경제계, 교육계 등 사회 전반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배우 조민기가 자신이 재직 중인 학교의 학생을 상대로 저질러왔던 성추행 사실이 폭로되는 등 문화·연예계까지 미투 운동이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일부 여론은 미투 운동으로 인해 무분별한 억측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마녀사냥으로까지 이어져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하지만 매일같이 쏟아지는 성추행 피해 증언과 사회 곳곳으로 번져가는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에 성추행이 그만큼 만연해왔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다. 미투 운동은 이대로 계속 나아가야 하고, 성범죄에 둔감했던 우리 사회의 인식과 문화는 이제 이를 기점으로 달라져야 한다.


  미투 운동에 이어 성추행·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여성을 응원하며 함께하겠다는 의미의 ‘위드유(#With You)’ 운동이 나왔다. 또한 ‘나부터 먼저 나서서 성추행·성폭력 피해를 막겠다’라는 ‘미퍼스트(#Me First)’ 운동도 등장했다. 미투 운동의 원동력은 ‘공감’에서 비롯된다. 피해자들은 지금처럼 세상을 향해 나와야 하고, 국민은 더 이상 묵인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용기를 주고 함께 외쳐 줄 수 있어야 한다. 환부를 드러낸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간 이 시점에서 미투 운동은 잠깐 반짝하다가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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