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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해피엔딩 ‘웰 다잉’
2018년 04월 21일 (토) 12:01:02 장은채 기자 bepi@naver.com
   
△자신의 영정사진을 마주하는 죽음준비교육 현장이다 ⓒ네이버 이미지
  만약 내일 당신이 죽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겠는가. 최근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19세 이상의 모든 국민은 자신의 임종을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위독한 상황에서 단순한 생명연장 치료를 받을 것인지 결정해두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많은 이들은 멀게만 느끼던 죽음을 지금 당장 고민해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매년마다 한 번씩 들려오는 ‘고독사’ 뉴스는 그 누구도 우리의 죽음을 대신 준비해주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최근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웰 다잉(Well-Dying)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웰 다잉이란, ‘준비된 죽음’ 또는 ‘아름다운 죽음’을 뜻한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전제 아래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가족 구성원이 점차 흩어져 1인 가구가 늘어나자,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웰 다잉은 죽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전환해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흔히 죽음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뜻하고, 따라서 사람들에게 슬프고 두려우며 회피하고 싶은 일로 인식된다. 하지만 죽음을 피할 방도는 없다. 그러한 괴리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좌절감과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때 웰 다잉은 사람들이 의연하고 건강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인생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함으로써, 죽음을 회피할 수는 없으며, 우리가 죽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웰 다잉 프로그램의 일환인 ‘죽음준비교육’에서는 영정사진, 입관절차 등 죽기 전에 경험해볼 수 없는 것들을 접해볼 수 있다. 교육생들은 자신의 영정사진과 마주 보고 관에 들어가 마지막 편지를 쓰는 절차를 거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죽음을 느껴본다. 많은 교육생은 이러한 과정이 인위적으로 꾸며진 가상 상황임을 알고 있음에도 체험 내내 눈물을 쏟는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모두 끝내고 나면, 자신 혹은 타인의 죽음을 순리로 받아들이고 이별을 감당할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죽음을 직시하고 준비하려는 시도가 단순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무마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웰 다잉의 궁극적 의미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재 삶이 유의미해진다는 점에 있다. 주어진 인생을 충실히 살아갈 때 비로소 아름다운 마지막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이들이 죽음준비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웰 다잉 10계명’은 △건강 진단하기 △사전의료의향서 작성하기 △자성의 시간 갖기 △법적효력이 있는 유언장 작성하기 △자원봉사하기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추억이 담긴 물건 보관하기 △물질적·심리적 빚 청산하기 △고독사 예방하기로 구성돼있다. 이 열 가지 항목은 후회 없는 죽음을 위한 조언이자,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조언이기도 하다.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안에는 주어진 삶을 더 의미 있게, 겸손한 태도로 살아가라는 속뜻이 담겨있다. 아직 겪어보지 않은 죽음을 통해 삶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말이다. 우리에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웰 다잉’을 준비하는 것이 어떠한가.
 
장은채 기자 bep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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