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측 만찬으로 평양냉면을 준비하면서, 평양냉면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냉면의 맛과는 다르다는 평이 많아, 그 맛이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평양냉면을 먹으러 갔다.
 
  평양냉면의 유래를 먼저 살펴보면, 이 음식은 북한 전통음식으로 평양 남도 근교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원래는 북측 지방 음식에 불과했던 평양냉면은 6·25전쟁 전후로 남쪽으로 넘어온 피난민들에 의해 전파되면서 남한에도 퍼지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평양냉면은 면을 잘라먹지 않고 국물이 얼어있지 않다. 또한, 고명으로 꿩고기가 올라가며 국물은 싱거운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먹어보기 전까지는 평양냉면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 기자들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을지로3가에 있는 ‘우래옥’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우래옥은 1946년 ‘서북관’이라는 이름으로 개업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냉면 음식점이다. 6.25 전쟁이 끝난 후 ‘서북관’이 다시 영업을 시작했을 때 ‘서울로 다시 돌아온 집’이라는 의미인 ‘우래옥’으로 상호가 바뀌었다. 2017, 2018 미쉐린 가이드 서울과 서울특별시 지정 전통음식점으로도 선정될 만큼 이미 많은 사람에게 정평이 나 있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래옥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있었고, 영업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는데도 대기 번호 29번을 받았다. 혼자 온 사람끼리의 합석이 빈번히 일어날 정도로 식당 안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영업 시작 시각인 11시 30분이 되자 종업원은 차례로 사람들을 부르기 시작했고, 기자들의 대기 번호가 20번대였음에도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만큼 식당 안은 매우 넓었다. 고객의 대부분은 중장년층이었고, 가족끼리 우래옥을 찾은 손님도 많았다.
 
  우래옥은 평양냉면 전문점이었기 때문에 물냉면만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평양물냉면 말고 비빔냉면도 메뉴판에 있었다. 기자들은 ‘전통평양냉면’ 두 개와 ‘전통평양비빔냉면’ 한 개를 주문했다. 냉면을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종업원은 ‘면수’를 가져다줬다. 따뜻한 육수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기자들은 종업원에게 면수에 관해 물었다. 면수는 말 그대로 면을 삶은 물로, 메밀과 전분을 섞어서 만든 면을 삶을 때 우러나오는 물을 의미한다고 했다. 메밀 차와 다르지 않은 맛이었지만, 면수의 존재를 처음 본 기자들은 신기해하며 맑은 면수의 향과 맛을 즐겼다.
 
  자리에 앉은 지 약 10분에서 15분 이후에 기자들이 주문한 냉면이 예쁜 자기 그릇에 담겨서 나왔다. 동시에 밑반찬도 같이 준비됐는데, 간단하게 배추겉절이 한 가지만 나왔다. 겉절이에는 양념이 덜 묻어있어 자극적이지 않았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봤을 때 고명에서부터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고명으로 배와 고기가 올라온 것까지는 여느 냉면집과 다르지 않았지만, 삶은 달걀 대신 절인 배추가 있다는 것이 특이했다. 배추는 양념 없이 소금으로 절인 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썰려 올라와 있었다.
 
  면은 메일과 전분을 섞어서 만든 면이기 때문에 질기지 않고 잘 끊겨 푸석푸석하면서도 씹기 쉬웠다. 또한, 다른 식당의 물냉면 육수는 대부분 굉장히 차갑고 살얼음이 띄워져 있는데, 우래옥의 육수는 살얼음은커녕 많이 차갑지도 않았다. 육수의 맛은 심심하기만 하다는 네티즌의 평과는 다르게 심심하면서 짭조름한 맛도 함께 느껴져 신기했다. 물냉면과 먹을 수 있는 다진 양념도 준비돼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홍고추를 갈아 만든 양념이라 물냉면의 육수와 어우러지기보다는 매운맛이 오히려 맛의 흐름을 끊었다.
 
  기자들 모두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맛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다. 싱거운 맛을 즐기는 기자는 오묘한 맛이 매력적이라고 했고, 짠맛을 좋아하는 기자는 삼삼하기만 한 맛이 싫다고도 말했다. 반면 비빔냉면은 오히려 기자들의 평이 일관성이 있었다. 비빔냉면의 고명은 물냉면과 같이 오이와 배, 고기가 올라와 있었고 다른 식당에 비교해 양념의 양이 많았다. 하지만 양념이 많은 것치고 신라면 보다 맵지 않은 정도의 맛이라 매운 음식을 잘 즐기지 못하는 기자도 먹기 쉽다고 했고, 양념과 면이 잘 섞여 기자들 모두에게 좋은 평을 얻었다. 
 
 

지연 기자★★★★☆
  면이 정말 맛있었다. 면은 메밀 향이 입안에서 맴돌 정도로 향이 많이 났고 또, 부드러웠다. 물냉면의 고명과 면은 고기 맛이 많이 느껴지는 육수와 조화가 잘 됐다. 특히 고명으로 올라간 배추와 같이 먹을 때 맛있었다. 비빔냉면의 소스는 아주 싱겁지도 맵지도 않은 딱 적당한 정도였다. 소스가 묽어서 냉면이 잘 비벼지기도 했다. 반찬으로 나왔던 겉절이는 양념이 적어서 맛이 강하지 않았다. 그래서 평양냉면과 함께 먹었을 때 평양냉면만의 맛을 헤치지 않았다.

현지 기자★☆☆☆☆
  물냉면의 국물은 분명히 간도 맞는데 밍밍하다. 오래 끓인 육수에 간을 엄청 세게 한 다음 물을 많이 부으면 이 맛이 날 것만 같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둘 다 조미료를 넣은 맛은 나지 않았고, 간이 세지 않아 심심하게 먹을 수 있었다. 국물뿐만 아니라 고명도 입맛에 맞지 않았다. 특이하게 고명으로 썬 배가 나왔는데, 배의 달고 아삭한 점이 냉면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다. 13,000원의 비싼 돈을 내면서 다시 먹고 싶은 맛이 아니었다.
 
나은 기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기대치를 많이 낮추고 우래옥을 방문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입맛에 맞지 않았다. 물냉면의 육수는 바닷물처럼 짰다. 하지만 동시에 간을 덜 한 맛이 나기도 했다. 물냉면의 맛은 너무 낯설었고, 입에 맞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 비빔냉면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우래옥의 비빔냉면은 생각하던 비빔냉면의 맛과 다르지 않아 손이 많이 갔다. 보통 평양냉면은 적어도 삼세번은 먹어봐야 한다는데, 나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듯싶다.
 
  평양냉면에 이어 학우들에게 학교 근처 냉면집도 소개하기 위해 기자들이 월곡의 냉면집 세 군데를 방문해봤다. 

<지연 기자가 방문한 육쌈냉면>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고명은 삶은 달걀 반쪽, 무채, 오이로 다른 가게들과 비슷했다. 물냉면은 육수가 있어서 잘 비벼졌지만, 비빔냉면은 면이 굳어서 잘 안 비벼졌다. 그래서 육수를 넣고 비벼야했다. 냉면의 양이 적당했고 맛도 괜찮았다. 가격은 냉면과 숯불고기를 합쳐 7,000원이었다. 다른 냉면집과 비슷한 가격에 고기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숯불고기는 부드러웠고 맛있었다. 육수가 새콤달콤해서 식초가 필요 없었다. 대신 겨자를 넣으니 더욱 맛있었다.

<현지 기자가 방문한 딸만셋냉면>
  비빔냉면과 물냉면 둘 다 냉면 고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 썬 오이, 삶은 달걀이 고명으로 올라간다. 비빔냉면은 다른 냉면집의 비빔냉면보다 양념 이외의 국물이 더 많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촉촉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물냉면에는 빨간 양념이 들어있어서 깔끔한 물냉면을 선호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두 냉면 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냉면의 맛이다. 다만, 면을 많이 삶았는지 면이 뚝뚝 끊겨 냉면만의 쫄깃한 맛은 느낄 수 없었다. 두 냉면 둘 다 약간 싱거운 편이라 식초나 겨자를 넣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은 두 냉면 다 5,500원 이다.

<나은 기자가 방문한 가원 냉면>
  오장동에서부터 시작된 냉면집 <가원>은 과거 청와대로부터 초청까지 받았던 장인의 냉면 레시피를 50년째 이어가고 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은 각 7,000원이지만,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2,000원을 할인해준다. 고명은 오이와 배로 이루어져 있다. 면은 질기지 않고 딱딱 끊어져 씹는 맛이 좀 부족하지만, 면 자체가 굵고 탄력 있어 쫄깃쫄깃하다. 냉면 육수는 고기를 우려내어 개운한 느낌이 있고, 양도 적당해 포만감을 준다. 특별하게 ‘맛있다’라고 느낀다기보다는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냉면의 일반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김현지 수습기자 guswl5974@naver.com 
우지연 수습기자 woojudy622@naver.com 
임나은 수습기자 dong7733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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