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 전 총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4년의 임기를 마친 소감은
  임기가 시작되던 2014년 2학기 당시에는 학교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학내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본교가 대학 특성화 사업에 탈락해 9%(약 150명)의 학생이 감축됐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의 협조 덕분에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얻었다. 본교의 정량, 정성평가 지표가 모두 향상됐다. 아울러 IPP사업 등 정부지원사업을 따내 큰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학교를 발전시키지는 못해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을 뽑는다면
  외국인 학생을 많이 유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대학의 수입을 창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유학생 유치다. 외국인 학생은 ‘정원 외’로 포함돼 학생 수가 제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산시스템 변화 필요, 실질적인 교육의 어려움, 공간 부족 등의 걸림돌이 존재했다. 노력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안타깝다.

 

지난 학기 학생들의 가장 큰 요구였던 총장직선제에 대해 학교 측은 어떤 논의를 했는가
  김영래 전 총장을 뽑던 2010년, 총장 선출방법에 관한 얘기를 심도 있게 나눴기에 이번에는 크게 직선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직선제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며 간선제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게 우리 학교 교수, 직원들의 일반적 견해다. 직선제를 했을 때 일어나는 문제점을 구성원이 잘 알고 있다. 교수, 직원 사회 분열이 가장 큰 이유다. 이는 대학 성장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미투운동이 뜨거운 한 학기였다. 여자대학인 본교의 여성 인권이 잘 지켜졌다고 생각하는가
  그동안 수차례 성희롱, 성추행 문제가 발생한 것은 총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성폭력 문제의 원인은 교수의 소양 문제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이를 대처해야 하기에 본교는 직원 및 교수 연수회 등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꾸준히 했다. 지난 학기에는 예방교육을 강화했으니 앞으로 교직원이 더 경각심을 갖고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학생들도 피해를 보면 상담센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도움을 얻길 바란다.

 

하일지 교수의 징계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학교는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학교는 수사 기능이 없고 본교 진상조사위원회 위원들은 전문 수사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가해자,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으며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므로 검찰의 판단을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인권위에서는 학교에 징계를 권고했지만,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다. 징계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 징계 수위가 여러 가지니 검찰 결과를 기다렸다가 정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지난해 본관 점거농성 후 ‘학사제도 협의체’를 신설하겠다고 서명했으나 끝내 만들지 않았다. 대비책이 있는가
  당시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농성을 중지하여야 했기에 불가피하게 제안을 수용한 바 있다. 본래 학사제도를 개편할 때는 학생과 충분히 상의하는 게 당연하지만, 학사제도 협의체를 만들어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긍정적인 점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점도 생긴다. 학사제도 중 어떤 부분은 학교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협의가 가능한 내용을 어디까지로 정할지에 대해 논의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울러 전국 160여 개 대학 중 학사제도 협의를 명문화한 대학은 어디에도 없어 협의체 추진이 어려웠다.
 

본교는 사립대 중 적립금 8위다. 적립금 더 풀었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우리 대학이 타 대학에 비해 적립금이 많다고 하나, 대부분의 금액이 장학, 연구, 건축 등으로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다. 또한, 지난해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법인이 62억을 지출한 바 있다. 이처럼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기금을 앞으로 더 쓸 수도 있지만, 어떤 위기가 닥칠지 모르기에 일정 수준 돈을 비축해놓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적립금을 사용하더라도 소비성 지출은 안 된다. 투자를 통해 학교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사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에게 한마디 한다면
  임기 동안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다. 또한, 학교가 노력하는 것을 학생이 피부로 느끼길 원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기대만큼 이루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지난 4년간 1,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거치며 종합대학으로서 갖춰야 하는 기본 토대를 다졌다. 당장 내일을 준비해왔던 동덕이 이제는 더욱 먼 미래를 준비하며 나아가야 한다. 우리 학교가 지향하는 큰 방향과 정체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 김명애 총장과 학내 구성원이 힘을 합친다면 본교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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