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통화 ‘리라화’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리라화는 올해 들어 45% 넘게 하락했다. 이렇게 리라화가 급락한 배경에는 터키-미국 간의 마찰을 들 수 있다. 미국은 이전부터 터키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터키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하겠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는 곧 터키의 알루미늄과 철강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른 불안 심리는 신흥국에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까지 번졌고, 환율과 증시가 요동쳤다. 이 결과 리라화는 하루 만에 15% 폭락했다. 이뿐만 아니라 터키의 채권 또한 약세를 보이게 됐다.


  터키와 미국 간의 갈등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터키 미국인 목사 억류 사건’이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터키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으로서 올바른 행동에 나서고 구금 중인 미국인 브런슨 목사를 조건 없이 석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환율 위기가 즉시 종료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터키와의 정치적 문제를 경제적으로 압박해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리라화 위기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제 제재라는 방아쇠를 당겼고 무역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은 터키로 향했다. 볼턴 보좌관이 직접 환율 위기를 끝내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라화의 폭락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잘못된 저금리 정책도 한몫했다. 그는 “금리가 낮을수록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가 낮아지면 물가가 오른다는 기본적인 경제 논리를 반박해가며 저금리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했다. 이러한 정책은 결국 리라화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터키의 경제 위기는 곧 한국 수출시장에도 먹구름이 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지난해 터키 수출액은 16년 대비 14.3% 증가한 62억 달러다. 그러나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터키가 우리나라로부터 수입을 중단했다. 이에 한국기업은 거래처가 없어져 손해 볼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앞으로 터키 경제 변화를 꾸준히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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