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던 시작점에서 사소한 결정이 하나둘 쌓여 새롭게 저의 전시를 탄생시켰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라고 차분하게 말하는 그녀는 서른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 보였다. 분주해 보이는 그녀는 KT&G 상상마당 갤러리의 시각예술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은비(큐레이터학 04년 졸) 씨다. 이곳에서 전시 컨셉 잡기, 작가 섭외, 전시 진행 및 홍보 등 실무적인 일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첫 전시인 <about books> 준비로 한창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 동인동행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갠 그녀가 선배로서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무엇일까?
  학부생 시절 그녀는 루시드폴 동호회 활동부터 아트인컬쳐 인턴기자, 월경페스티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실력을 쌓은 성실한 학생이었다. 20대 초반의 대외활동이 정말 재밌었다고 회상하는 그녀는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딱딱한 공부보다 밖으로 나가 다양한 사람과 인연을 맺으면서 20대의 청춘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대 때 후회되는 일도 많았지만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고 그 관계를 지속시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그녀는 그때 인연을 맺은 친구와 선배, 지인들이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되어 준다고 했다. 
  대학생 시기를 먼저 보낸 선배로서 조은비 씨는 “인생은 짧지만, 한편으로는 길기 때문에 당장의 눈앞에 닥친 취업 걱정으로 불안해하거나 매달리지 마세요. 다양한 시행착오의 경험은 앞으로 여러분의 인생에 분명히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덧붙여 지금 곁에 있는 동료는 고민을 공유할 친구이기 때문에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기의 고민만 걱정하고 주변 친구들을 돌보지 않는 것은 결국 세상을 바라보고, 돌볼 줄 아는 시야를 좁게 만드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전시 <about books>의 오프닝이 얼마 남지 않아서 예민해져 있을 법한데 인터뷰 내내 밝게 웃으며 상냥했던 조은비 씨의 친절함에 고마움을 느꼈다. 앞으로 보여줄 전시 또한 그녀의 환한 미소처럼 밝게 빛이 나는 전시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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