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본교 큐레이터학과 2학년이다. 고등학생 때 짝사랑한 미술 선생님 때문에 미술학도를 꿈꾸며 우리 학교 큐레이터학과에 진학한 기자는 신입생 시절 대부분의 수업을 멍하니 들었던 학생이었다.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편입을 고려해 보기도 하고, 많이 울기도 했던 기자는 속상했던 1학년의 기억을 뒤로 한 채 2학년을 맞았다. 그러나 새로운 마음으로 맞은 2학년도 엄청난 양의 과제로 인한 스트레스로 또 한 번 좌절을 맛보게 됐다. ‘왜 이렇게 나만 힘들어 할까? 분명 나 혼자 방황하고 있겠지. 나는 미술을 꼭 배우고 싶고, 앞으로 이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은데…’라고 생각하던 기자는 이번 동인동행을 취재하면서 같은 과 선배 조은비 씨를 만나게 됐다.
  조은비 선배는 기자를 비롯한 학과 후배들에게 “20대 때 겪었던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많은 고민을 하면 할수록 성장하게 됩니다”라는 뜻밖의 말을 건네왔다. 선배는 학부생 시절 여러 대외활동을 하며 탄탄히 실력을 쌓아온 걸로 유명했기 때문에, 그런 그녀에게 “젊어서 했던 고민은 소중하다”라고 들을 줄은 몰랐다. 시행착오를 실패라고만 생각하며 두려워했던 기자는 선배의 조언을 들으면서 여태껏 슬퍼하고 불안해하며 보낸 고민의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진로에 대해 막막해 하고, 불안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그런 고민을 하다가 ‘차라리 이 시간에 스펙 쌓을 궁리나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을 것이다. 실패에 대한 고민을 자꾸 하는 것이 괴롭고, 두려울 뿐만 아니라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번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나온 고민은 어떠한 고민이든 간에 자신의 단점과 부족한 점을 파악하게 하는 성장의 씨앗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학우들이 20대일 것이다. 아직 사회에 첫 발을 내딛지 못했기 때문에 지나간 과거의 실패와 미래의 불투명함으로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나 과거의 실패와 미래의 불투명함에 대해 고민해 보고, 그러한 과정에서 맛보는 고통스러움은 분명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날 동안 큰 꽃을 피울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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