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사 간 갈등의 상징, 끝이 보이지 않던 10년간의 쌍용차 해고자 복직 투쟁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서울 대한문 앞에 재설치된 추모 분향소도 복직이 확정됨에 따라 79일 만에 철거됐다. 철거 당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은 시민의 연대에 감사하며 큰절을 올렸다. 이를 지켜보던 수많은 시민의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이 눈물은 어떤 의미일까. 쌍용자동차 사태의 비극을 안다면, 이들의 눈물에는 참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복귀에는 그 오랜 시간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희생으로 얻어낸 ‘아픔’이 담겨 있다.
 
  쌍용자동차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09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쌍용차는 결국 대규모 인적 개편을 강행했다. 청천벽력과 다름없는 소식에 같은 해 5월 쌍용자동차의 수많은 노동자는 경기 내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경찰은 헬기를 통해 최루탄을 투척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 현장에서 수백 명이 다쳐서 실려 나갔다. 결국 회사는 2,600여 명을 정리해고했다. 이후 끝까지 남아 싸우던 노조 집행부 170여 명 또한 해고됐다. 
 
  해고자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 2015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 해고자 4명 중 3명은 1년간 우울 및 불안장애를 겪었다. 또한 ‘범죄자’, ‘불순분자’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상당수 해고자는 재취업조차 어려웠다. 가족의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이렇게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시선을 이기지 못한 30명의 해고자는 스스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쌍용차 사태는 부적절한 해고가 개인과 가족, 사회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는 ‘파인텍’, ‘현대기아차’ 등 복직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울부짖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이 제2의 쌍용차 해고 노동자가 돼서는 안 된다. 정부는 쌍용차 사태를 ‘아픈 손가락’ 삼아 노동자 모두가 일상으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결에 나서야 한다. ‘노동 존중사회’를 표방하는 현재의 정부가 향후 노사 간 갈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또 다른 분쟁 현장에서도 온전한 중재자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천지일보 사회부 임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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