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과 차량을 통제하기 위해 정문 앞을 지키는 본교 경비의 모습이다

△후문에는 정문과 같이 출입증과 경비인력이 마련돼 있지 않아 외부인 통제가 어렵다

이번 주 내로 건물별 카드리더기 작동할 예정
외부인은 정문에서 신분증 내고 출입증 받아야
후문에는 없는 경비원…통제 실효성 의문

  학우들의 공동행동이 닷새째 이어지던 지난달 19일, 우리 대학 사무처 총무인사팀은 ‘본교 경비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학교 측은 우선, ‘알몸남 사태’가 벌어진 대학원 건물 전체의 소독을 총 3번 진행했다. 피의자 박 모 씨가 음란행위를 벌였던 대학원의 310호, 화장실, 정수기 앞 복도 등을 포함한 대학원의 모든 내부 공간에서 소독이 이뤄졌다. 더불어 학교 측은 대학원 건물에 설치된 모든 정수기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강의실 대관이 금지됐다. 강의실은 크기가 작아서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백주년기념관 홀, 춘강홀, 운동장, 국제회의실 등은 외부대관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교 측은 외부대관 시 학내 구성원이 이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앞으로 본교 포털사이트 ‘행사안내’란에 대관 정보를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는 △400만 화소의 고화질 CCTV 352대 △카드리더기 568개 △여자화장실 비상벨 347개 △비상콜 시스템 등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는 통합관제센터에서 모두 관리한다. 통합관제센터는 CCTV를 통해 24시간 상시 모니터링을 한다(본지 보도 2018년 10월 15일 제498호 1면). 또한, 비상벨 및 비상콜시스템의 위급 신호도 모두 통합관제센터로 전달된다. 


  건물마다 설치된 카드리더기는 이번 주 중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본래 1일부터 가동될 계획이었지만, 학우들의 학생증 등록률이 저조해 등록 기간이 늘어났다. 게다가 문마다 달린 잠금장치가 고장 나 있는 곳이 여럿 있어 작동 기간이 다시 지연됐다. 현재는 약 6,000명의 학생이 카드 등록을 마친 상태다. 따라서 우선 잠금장치가 돼있는 출입문부터 카드리더기를 작동할 것이라고 학교 측은 밝혔다. 카드리더기가 작동되면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건물이 통제돼 카드를 찍고 들어가야 한다. 그 외 시간에는 전체 건물의 출입이 통제되므로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다만 건물 안에 머물던 학내 구성원은 밖으로 나갈 수 있다.

 

C&S자산관리는 캠퍼스, KT는 건물 통제 담당해
  본교 경비 시스템이 통합되면서 본래 캠퍼스 전체 보안을 담당하던 C&S자산관리 경비원은 기숙사 보안만을 맡게 됐다. ‘알몸남 사태’가 벌어진 후에는 다시 정문에 배치돼 현재 C&S자산관리는 정문과 기숙사를 지킨다. C&S자산관리 소속 경비원은 우선 정문에서 외부인 및 차량 통제를 한다. 물류 택배 차는 예외적으로 출입을 허가하며 그 외의 배달 오토바이와 택시 등은 본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외부인은 성별 혹은 나이에 상관없이 전면 통제된다. 본교에 방문해야 하는 특별한 용무가 따로 없으면 출입이 불가하다. 지역 주민의 산책 등도 불가능하다. 본교에 업무가 있는 외부인은 정문 경비 초소에 신분증을 맡겨야 하며 이 과정을 거치면, 출입증을 받을 수 있다. 경비원은 수시로 캠퍼스 내를 순찰하며 수상한 사람을 감시한다. 


  KT는 기본적으로 통합관제센터에서 CCTV 화면을 통해 비상상황을 감시한다. 비상콜시스템과 비상벨 시스템의 신호가 들어왔을 때 5분 이내에 출동할 수 있도록 항상 대기하고 있다. 전체 출입이 통제되는 오후 11시 이후에는 남아 있는 학내 구성원을 퇴소시킨다. 순찰을 통해 의심이 가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처럼 학교는 대책을 마련했으나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중앙운영위원회는 학교가 발표한 계획에 학생 의견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출입문 폐쇄가 아닌 경비인력의 증원을 요구했다. 또한, 오후 11시 이후 모든 강의실을 폐쇄하지 않고 카드리더기가 상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물과 캠퍼스의 외부인 출입통제, 허술한 부분 존재해
  본교 경비 시스템은 건물 및 캠퍼스에 들어오는 외부인을 온전히 막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외부인을 100% 막기 힘든 구조다. 우선, 카드리더기가 설치돼있지 않은 출입문이 존재했다. 대부분의 출입문에는 카드리더기가 달렸지만, 기기가 설비돼있지 않은 쪽문이 여럿 있었다. 이영상 총무인사팀장은 카드리더기 개수가 제한돼있고, 사람이 많이 오가는 출입문을 우선으로 카드리더기를 달았다고 말했다.


  카드리더기가 없는 곳의 출입문은 건물의 전면 통제를 위해 자물쇠를 이용해 잠글 예정이다. 그러나 문을 폐쇄하는 것보다 카드리더기를 설치해 학내 구성원이 오갈 수 있게 조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이 팀장은 내년도 예산이 확보되면, 카드리더기를 추가 설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건물뿐만 아니라 캠퍼스 안으로 들어오는 외부인을 막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정문은 현재 C&S자산관리 소속 경비원이 상주하며 외부인을 막지만, 후문에는 따로 배정된 인력이 없었다. 학교는 임시로 우리 대학의 주차 관리를 담당하는 ‘하이파킹’의 주차관리인을 후문과 중문 사이 마련된 초소에 배치했다. 주차관리인은 해당 초소에서 차량 및 오토바이를 통제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사람’을 막기는 어려웠다. 주차관리인이 머무는 초소에는 외부인이 받아갈 출입증이 따로 구비돼있지 않았다. 정문처럼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운영될 수 없는 구조였다. 


  주차관리인이 아니라 후문을 담당하는 경비 인력을 보충하고 출입증을 추가로 마련하면 나아지겠지만, 본교는 CCTV, 비상벨 등을 설치함에 따라 이미 보안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 대부분을 소진했다. 이로 인해 건물마다 인력을 배치하라는 학생들의 의견도 반영되기 힘들다. 이 팀장은 “건물별로 인원을 배치하는 게 사실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예산은 한정돼있다. 올해는 힘들지만, 내년도에는 예산이 편성되는 범위 내에서 인력을 보충하거나 시설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총학의 면담 요청…학교 “서류로 소통하자”
  한편 사무처는 총학과 외부인 출입 규정을 논의하겠다고 공표했으나 사태가 발생한 후 한 번도 총학과 대면한 적이 없었다. 박종화 총학생회장은 사무처에 면담 요청을 보냈으나 서류로 소통하자는 답변만 받았고, 이후에 어떠한 연락이나 서류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서면으로도 학생의 요구안을 충분히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학교는 총학으로부터 오는 서류를 통해 학생이 원하는 바를 인지하고, 이를 참조해 보안 방안을 만든다고 했다.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는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대면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시간이 좀 흐른 후 대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이 팀장은 “학교는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보안 강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번 학기는 보안 시스템이 가동되는 초기라 시행착오도 많이 겪을 테지만, 안정기에 접어들 때가 곧 올 것이다. 우선 믿고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가끔 KT 경비원에게 욕설이나 무차별적인 비난을 가하는 학우도 있지만, 이를 자제하고 학생과 교직원, 경비원 모두가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김현지 기자 guswl59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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