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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정의 결혼식-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2019년 03월 04일 (월) 16:27:41 정채원 기자, 하주언 기자 jcw990531@naver.com, gkwndjswn2@naver.com
   
 
  지난 1월, 통계청이 시행한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의 86%가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결혼이주자는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지만, 그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히 남아있다. 단편소설 『자정의 결혼식-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는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결혼이주민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역지사지로 한국 사회를 돌아보다
 
  책『자정의 결혼식-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는 태국 출신 결혼이주민인 주인공 ‘사이란’의 시선으로 그녀가 마주한 한국 다문화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구시대적인 사고와 차별을 꼬집고, 지금까지 우리가 결혼이주민들을 온정의 태도로 맞이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이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지만, 사이란의 감정과 관련된 서술은 최대한 절제됐다. 반면 그녀를 대하는 한국인의 차별적인 시선과 언행은 노골적으로 표현돼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이 소설이 의미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점이다. 작가는 결혼이주민의 안타까운 사연과 감정에 호소하여 독자에게 인위적인 깨달음을 준 것이 아니라, 담백한 문체로 그들의 현실을 과장 없이 전달한다. 그래서 단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몰입도를 높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정 이입을 효과적으로 돕는다. 나아가 글을 읽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독자가 다문화사회와 결혼이주민에 대한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는 한국인의 단일민족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를 은연중에 비판한다. 소설 속에서 한 중년 남자는 다문화사회를 ‘잡종 세상’이라 표현하며 단일민족주의를 주장하는데, 그가 말하는 한국을 잡종 세상으로 만드는 국가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의 아시아권 국가다. 한국인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며, 결혼이주민에 대해 편견 어린 시선을 갖는 모습은 현실의 상황과 닮아있다. 작가는 이것이 중년 남자만의 시선일지 의문을 제기하며 우리 사회의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을 지적한다.
 
이 소설은 사이란을 내세워 현재 한국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사회인지 질문 한다. 또한, 다문화사회로 발전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결혼이주민을 배척하는 한국인의 이중성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한국인의 태도를 무조건 비판하며 서술하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자연스러운 공감을 끌어내 스스로 반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 의미가 컸던 작품이었다.
정채원 기자 jcw990531@naver.com
 
 
 
진부한 이주 여성 프레임은 사라져야 할 때
 
  한국 사회는 비교적 단일한 문화 아래 성장했고, 이는 타 문화에 배타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점차 다양성을 지향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결혼 이주여성으로 살아가기란 버거운 일이다.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는 타자화되던 이주 여성 서사를 한 뼘 성장시킨 소설임에도 캐릭터와 결말 부분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특정한 캐릭터 묘사가 독자의 이해도를 떨어뜨려 혼란을 가중했다. 주인공 ‘사이란’은 고향인 태국에서 회계 업무를 소화했을 정도로 고학력자였다. 하지만 자신을 때리지 않는 남편에 의문을 가지며 작은 환대에도 행복해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캐릭터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게 만든다. 남편을 자상한 인물로 묘사한 것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었다. 사이란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한 지붕 아래 살지도 않는다는 것은 재석이 그녀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만이 완전한 정착 방법인 것처럼 제시하는 결말은 시대착오적이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소설은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보통의 한국인을 ‘한우’라 칭한다. 결말 부분 사이란은 자신이 영원히 ‘한우’는 될 수 없지만, 출산을 통해 ‘한우’에 조금이나마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 극복 방법을 모성애와 임신으로 내세운 점은 씁쓸한 한국의 현실을 드러내는 데 일조했으나, 조금은 아쉽게 다가왔다. 사이란을 출산이란 행위에 가둬 수동적인 캐릭터로 한계를 지은 듯한 결말은 이주 여성의 정착이 ‘임신’ 밖에 없다는 왜곡된 사실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마무리가 유난히 찝찝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한우’를 낳아야만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국내 이주 여성의 삶을 그대로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이주 여성 서사에 더욱 주체적인 캐릭터가 등장하길 기대하며 이주 여성의 삶도 앞으로 나아지길 바란다. 사회 고발적인 내용도 좋지만, 사이란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희망을 다루는 서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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