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JTBC 아나운서

 

  권력의 편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는 뉴스는 언제나 우리에게 감동을 전해준다. 단순한 정보 전달만을 위한 뉴스가 아닌 그 뒤에 존재하는 아픔과 현실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가 있다. 아직 아나운서 1년 차지만 평생 저널리스트의 길을 가고 싶다는 그녀. 동덕여자대학교 동문이기도 한 JTBC 아나운서 이수진(28) 씨를 만나 꿈을 이루기 위한 그녀의 수많은 노력을 들어봤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수진입니다. 동덕여자대학교 경제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어요. 2018년도에 JTBC 아나운서로 입사를 해 지금은 사회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JTBC 신입사원으로서 한 해를 마무리하신 소감이 궁금해요
  제가 처음에는 아나운서로 입사를 했지만 입사 후 바로 수습기자 생활을 했어요. 이후 아나운서팀에 돌아갔다가 2달 만에 또다시 취재부서로 넘어가는 일이 있었죠. 두 부서를 왔다 갔다 하며 적응을 하는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래도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었다는 게 저에게는 큰 배움이었고 작년 한 해 동안 힘든 만큼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스스로가 많이 느꼈습니다.
 
아나운서 필기시험과 면접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평일과 주말에 하는 공부를 달리했어요. 평일에는 2~3종류의 신문을 읽었어요. 하나는 정독, 두 개 정도는 발췌독을 했죠. 많은 양을 소화해야 해서 중요한 내용은 체크해뒀다가 주말을 이용해 따로 정리하며 공부했어요. 신문을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정리하기까지 했던 과정이 머릿속에 잘 남아서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또, 수시로 왜 이 회사에 가고 싶고,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서 메모하고 한 곳에 정리해놨어요. 평소 자주 생각해보고 많은 생각을 한 덕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자신이 있었죠.
 
글을 잘 쓰기 위한 이수진 아나운서님만의 비결이 있으신가요
  우선 저는 신문과 책을 보며 필사하고 정리했던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필사를 하면 필자가 쓴 문장의 리듬을 금방 익힐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지금도 신문 필사를 해요. 글감이 많으면 아무래도 좋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료를 많이 모으는 편이에요. 또,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책을 많이 읽었어요. 긴 호흡의 지식을 전달하는 책을 읽다 보면 정보를 넓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 활동과 기자 활동을 병행하는 부분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다양한 곳으로 취재를 하러 가다 보니 제가 못 봤던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모르던 분야를 알게 되면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도 조금씩 더 생기더라고요. 기자 활동을 하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말로 하나의 사건을 전달할 때 단순한 문장이 아닌 현장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생동감 있는 방송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아나운서와 기자 활동을 병행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아요. 기자가 돼 1분 30초의 짧은 리포트를 만들 때 온종일 혹은 이틀씩 그것만 잡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충분히 쉬지 못하고 주말에 방송을 진행하기에는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죠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 취재나 기사는 무엇이었나요
  얼마 전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명예 졸업식에 다녀왔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가 세월호 1주년 집회에 헌화하러 갔을 때는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다들 추모하는 마음으로 꽃을 두고 갔어요. 그런데 어떤 뉴스에서는 이 장면을 폭력 집회처럼 묘사했어요. 반면 제가 본 현장을 그대로 방송했던 곳이 JTBC였죠. 저는 그때 JTBC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흘러서 JTBC 소속으로 세월호 관련 취재를 하러 오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JTBC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에 책임감이 들기도 하며 만감이 교차했던 취재였어요.
 
동덕여자대학교 재학 시절 이수진 아나운서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해요
  저는 동아리보다는 학과 생활이나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었어요. 그 당시에 학교에서 엘리트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제가 이를 신청했을 때에는 아나운서 반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아나운서 반을 만들었어요. 이 활동을 하면서 방송국에 견학을 가 선배 아나운서를 만난 적도 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학교의 도움으로 혼자는 해볼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방학 때는 봉사활동을 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한 번은 소록도에 가서 한센병에 걸린 어르신들과 일주일 동안 함께 지내며 청소를 하고 소일거리를 도와드렸어요. 한센병이라는 큰 병에 걸렸으니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르신들을 실제로 뵙고 보니 아픈 삶 속에서도 긍정을 찾으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오히려 제가 그 안에서 에너지를 얻고 행복을 찾는 법을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경제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경제학과로 입학했고 국어국문학과를 복수전공 했어요. 입학할 때 경제학과를 선택했던 이유는 어려운 경제학부터 공부하면 조금 더 논리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아요. 경제학을 공부하던 중 한 부분에서 경제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사회적 약자에게는 충분한 이득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들었어요. 그래서 사람 이야기를 더 다루는 학문을 배워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죠. 워낙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해 국어국문학 복수전공을 하게 됐죠.
 
앞으로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으신가요
  지금처럼 현장에도 꾸준히 나가고, 만약 지금보다 방송 기회가 늘어난다면 나중에는 현장과 방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시간이 흐른 어느 시점에서 저의 한계에 부딪힌다면 그때는 언론에 관한 공부를 조금 더 하길 희망해요. 그래서 이 저널리스트의 길을 쭉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동덕여자대학교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몇 달 전에 친했던 대학 친구들을 다 같이 만났는데 친구들 모두 본인이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 당시 각자 노력했던 것들과 서로를 응원하던 일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껴져 무척 신기했어요. 가끔은, 이루고 싶은 꿈을 이야기하면 꿈을 이룰 수 없는 이유부터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저와 제 친구들은 안 되는 이유보다 되는 이유를 더 찾았기 때문에 지금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후배들도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되는 한 가지의 이유를 찾아서 그 이유를 끝까지 붙잡고 갔으면 좋겠어요.
정보운 기자 bounj07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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