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내부에 탁자와 소파를 마련해 고객이 책을 읽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해시태그)서점 혹은 #책방을 SNS에 검색하면, 서점을 방문한 수많은 사람의 흔적이 등장한다. 그런데 게시된 사진 속 서점이 기존에 알던 모습과는 다르다. 문제집과 책이 빽빽하게 꽂힌 책장이 아닌 테이블과 음료 혹은 편집샵의 전경이 곳곳에 보인다. 이를 통해 새롭게 변화하려는 서점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대중문화의 중심이 된 서점
  서점은 이제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대중문화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오직 도서 구매만이 서점으로 향하는 목적이었던 이전과 달리, 편집샵이나 음반 구매를 위해 서점을 방문하기도 한다. 교보문고, 영풍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은 서점 의미 확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교보문고 합정점의 경우,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음반 판매 면적이 넓은 편이다. 도서 부문은 469평이지만, 음반·문구를 판매하는 핫트랙스의 크기는 200평으로 도서의 절반이나 되는 면적을 차지한다. 이렇게 대형서점은 음반·문구를 추가했을 뿐 아니라 중심에 넓은 탁자를 둠으로써 고객이 편하게 책을 읽게끔 배려했다.
 
  또한, 책의 진열 방식에도 변화를 줬는데, 단순히 문자의 순서대로 정리하는 사전편찬식 도서 배열을 지양하고 하나의 공통적인 키워드로 도서와 물품을 묶어 진열하면서 실내 분위기를 바꿨다. 가령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둔다면 아동 서적과 부모를 대상으로 한 재테크 서적을 함께 진열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동네 서점은 서점의 폭을 넓힌 대형서점과 달리 그들만의 특색을 살려 변화를 추구했다. 일 대 일로 손님에게 맞는 책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인 흐름이다. 시인이 직접 책을 추천하는 ‘위트앤시니컬’이나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책을 처방하는 ‘책 처방’과 같은 개성 있는 서점들이 바로 그 예다. 이들은 대형서점에서 할 수 없는 섬세한 일 대 일 서비스를 제공해 그들만의 경쟁력을 가진다.

일본의 츠타야 서점과 개인화의 흐름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일본의 츠타야 서점에서 첫 번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츠타야 서점은 일본 내에서 6,0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독자적인 서점이다. 이 서점은 스타벅스와 제휴해 매장 내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수십 년을 한 분야에서 일한 전문가가 책을 추천하는 북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하는 곳이다. 국내 서점이 시행하는 북 컨시어지 서비스와 북 카페 모두 이곳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 도입된 시도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화라는 흐름이 사회 전체에 작용했기 때문이다. 개인화의 대표적 유형인 ‘혼밥’처럼 관계에 지친 현대인의 자기만족만을 위한 행위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인 독서는 잘 맞아떨어진다. 대형서점에 방문해 책을 읽거나 편집샵에 가는 것 혹은 동네 서점에서 본인 취향의 책을 찾는 것 모두 온전히 자신에게 투자하는 행위다. 외부적인 것에서 효용을 얻는 것보다 본인의 만족을 중요케 생각하는 사회적 기류와 변화한 서점 문화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개인의 취향을 찾아주는 동네 서점의 일 대 일 서비스도 같은 흐름으로 일맥상통한다. 그런 개인화와 더불어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을 강타한 ‘힐링’ 열풍 또한 서점의 틈을 파고들어 힐링과 독서의 조합을 부추겼고 이는 북 토크나 밤샘 독서와 같은 행사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쉽게 훼손되는 책으로 인해 곤란해진 출판업 종사자들이다. 서점 안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책을 무료로 읽도록 자리를 내어주자 손상되는 책이 늘었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서점의 변화는 단순한 변동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 KB금융자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대형서점 3사의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3년 0.2%에서 2016년 2.3%로 증가했다. 이는 서점의 다양한 변화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음을 입증하는 수치다. 서점은 이제 복합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꿰찼다. 그리고 서점 문화의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와 힐링의 중심이 된 서점에서 당신의 취향을 탐닉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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