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학기와 비교했을 때 강의 수는 큰 변동 없어
  조선대학교 시간 강사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그동안 여러 차례 시간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강사법 제정과 이를 시행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간 강사와 대학 간의 이해관계의 차이로 강사법은 2011년 개정안부터 4차례나 유예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교육부가「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고, 같은 해 11월 강사법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8월부터 이를 시행하게 됐다. 발표된 개정안은 위의 표를 참고하면 된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된다면 대학 측의 재정적 부담이 커져, 대학가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본교 학생들 또한 강사법 시행에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지난해 한 교양 수업을 담당한 시간 강사는 강의 중 겨울방학 동안 학교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한 학생이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의 글을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인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게재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강사법의 영향으로 교양과 전공 수업의 수가 줄어들까 염려하고 있었다. 덧붙여 이 발언을 한 강사는 이번 학기에 본교에 출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교 측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사법과 관련해 이뤄진 구조조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지원실 백상현 직원은 “앞으로도 절대적인 기준치를 정해두고 구조조정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강사법 시행의 영향으로 교육과정에 변동이 생겨, 이의 변화에 따른 학과의 시간 강사 수요로 강사 수가 일부 줄어들거나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난해와 비교해 이번 학기 교육과정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정확한 변동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본교 총학생회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았다. 총학생회가 보내온 지난해 1학기와 올해 1학기를 비교한 강의 개설 현황에 따르면, 교양선택 분반 수는 지난해 1학기에 218개가 개설됐으며, 올해 1학기에는 220개의 분반이 개설됨으로써 2개의 분반이 늘어났다. 또한, 각 단과대별 개설된 전공 강의 수의 합계는 지난해 667개, 올해 661개가 개설돼 총 6개의 강의가 줄어들었다.
 
시간 강사 수는 지난해 비해 21.5% 감소 … 겸임·초빙 교수 늘어났다
  강사법의 영향으로 우리 학교의 시간 강사 수는 얼마나 변동이 있었을지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학교 측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학년도 1학기 시간 강사의 수는 427명이었으나, 올해 1학기에 임용된 시간 강사의 수는 335명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 21.5%(92명)가 줄어든 것이다. 정확한 수치 자료가 나온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의 경우 지난해 1학기 임용된 시간 강사의 수는 1309명에서 이번 학기는 63.8%(473명)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와 비교했을 때, 많은 수의 시간 강사들이 감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줄어든 시간 강사의 수에 비해 강의의 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의 이유를 들어보기 위해 학사지원팀에 문의했다. 이에 학사지원팀은 이전 학기보다 줄어든 시간 강사를 대신하기 위해 전임 교수의 수업 시간을 늘렸으며, 겸임·초빙 교수의 수도 이전 학기보다 80%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대학가는 최근 시간 강사를 겸임·초빙 교수로 전환해 계약을 맺는 꼼수를 부려 재정적인 부담을 덜어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강사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질문에 백 직원은 “그 점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학교 측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방안 마련하겠다”
  백 직원은 “교육부의 강사법 지침이 확정된다면, 학과와 협의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오해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강사법은 시간 강사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지만, 전혀 반대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 강사를 보호하면서도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채원 기자 jcw9905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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