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교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음악대학의 실체를 고발한다’라는 내용의 익명 글이 올라왔다. 글에 등장하는 음악대학은 관현악과, 성악과, 피아노과이며 이 글에서 지적한 문제점은 △율동기념음악관 내 연습실 수 부족 △낙후된 연습실 환경 △관현악과 정기연주회 변경이다.
 
열악한 연습실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만 고조돼
  본지는 율동기념음악관 연습실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관현악과, 성악과, 피아노과 학생을 대상으로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들은 공통으로 턱없이 부족한 연습실 수에 불만을 표했다. 현재 관현악과, 성악과, 피아노과가 과의 구분 없이 율동기념음악관 내 연습실을 사용하는 상태다. 총 322명의 학생이 단 27개의 연습실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 명의 학생당 할당된 연습실의 수는 0.08개로 이는 학생 수의 비해 한참 모자란 실상을 보여준다. 연습실 내부 또한 문제점이 존재했다.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으나 방음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악기 소리가 섞이면서 연습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협소한 공간 탓에 움직임에 제한이 생겨 연습에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히 악기 연습에 있어 꼭 필요한 보면대의 수가 현저히 부족하고 그마저도 대부분 고장이 난 실정이다. 평소 연습실을 이용해왔다는 익명의 한 학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습실의 수가 적다 보니 학생이 몰리는 실기 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연습실을 이용하곤 한다. 이런 날에는 한, 두 시간 밖에 자지 못하고 학교에 가야 할 때가 많다. 음대생으로서 내는 등록금에 비해 지원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늘 상 받는다”라며 불만을 토했다.
  이에 예술대학 회장 김세운(회화 17) 씨는 학교 측에 이 문제를 건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예술대학 학생회 측의 건의사항은 △건물 내·외부 연습실 배치 △외부 연습실과의 제휴 △음악관 빈 강의실의 연습실 사용 허가다. 아울러, 학교 측에 전달하고 싶은 사항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율동기념음악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편함이 해소되기 위해 하루빨리 연습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학교 측, “올해 여름 일부 연습실의 리모델링이 이뤄질 예정”
  본지 기자는 연습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시설관재팀 배민수 직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선, 새 연습실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물었다. 이에 배 직원은 건물 내부에 연습실 수를 늘릴 방법은 없고 율동기념음악관 혹은 백주년기념관의 공실을 활용하는 방안 또한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배 직원은 “백주년기념관에 연습실을 만들게 되면 학습공간에 그 소리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방음 시설을 설치한다 해도 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 직원은 보수가 가장 시급한 음악관 내 311-4호의 방음벽 설치와 보수, 리모델링이 이번 여름 방학 동안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교내 부서의 예산이 전체적으로 부족하다. 시설관재팀 같은 경우도 일 년 예산이 2억으로 줄어 시급한 곳의 보수만을 우선시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보면대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해결이 가능해 보인다며 보면대의 구비가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지게끔 하겠다고 전했다.
 
정기연주회 장소 변경, 관현악과 내부 반응 엇갈려
  한편 관현악과 정기연주회 장소가 성남 아트홀에서 올해 백주년기념관의 다목적 홀로 변경되면서 관현악과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그중 일부는 다목적 홀이 연주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에 음향 시설에 부족한 면이 많다며 불만을 표했다. 더불어, 성남 아트홀을 대관할 예산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장소를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나주리(예술대학 관현악과) 교수는 “예산 부족의 이유로 연주회 장소를 변경한 것은 아니다. 다목적 홀의 시설 또한 음향적으로 부족하지 않다. 관현학과의 수준 높은 연주를 교내구성원도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들자는 취지로 장소를 옮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기연주회 장소 변경 논란이 사그라진 지금, 관현악과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관현악과 학생회 측은 “많은 학생이 정기연주회 장소에 불만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성공적으로 연주회를 마무리해 관현악과에 대한 외부 관심을 끌어올려 지원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관현악과 학생들의 말을 대변했다.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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