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공간 문제와 적립금의 실상
학우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예산 집행 필요해
 
  최근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주관한 교육 공동행동의 참여를 독려하는 카드뉴스에 적립금 문제가 실리면서 교내 적립금 사용 방향이 화두에 올랐다. 올해 사용 가능한 적립금 164억 중 동신빌딩과 동덕문화원의 공사에 총 120억 2760만 원이 사용된다. 실제로 비등록금회계 자금예산서를 참고했을 때 ‘동신빌딩 공사’에 83억 2760만 원이, ‘동덕문화원 공사’에 37억의 금액이 올해 중 집행될 예정이다. 본지는 동신빌딩과 동덕문화원의 정확한 매입 목적과 현재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해 취재했다.
 
공사 설계만 이뤄진 동신빌딩과 동덕문화원
  우선 동신빌딩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해 있고, 디자인대학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본교 청담 캠퍼스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다. 동신빌딩은 디자인대학 학생들의 실습 등을 위해 학교에서 추가로 매입한 건물이며 평생교육원 시설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사용하면서 수익 창출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동신빌딩은 2000년대 초 매입됐으며, 작년 12월에 강남구청에서 공사 허가를 내려 현재로서는 공사 설계만 끝난 상황이다. 정확한 완공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학교 측은 공사 시작일로부터 약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동덕문화원은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건물이며, 교내 구성원의 복합 문화 전시 공간으로 이용될 목적으로 2016년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덕문화원 역시 공사 설계까지만 이뤄진 상태기 때문에 공사가 언제 시작되고 완료될지 정확한 공사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현재 교육부 지침상 외부 캠퍼스 운영 불가 문제로 청담·혜화 캠퍼스에 있는 학우들이 월곡 캠퍼스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청담동에 위치한 동신빌딩을 지금에서야 건축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목소리도 있다. 총학생회장 박주현(회화 15) 씨는 “학교 측은 동신빌딩의 경우 디자인대학 실습 공간 마련뿐 아니라 평생교육원을 위해 공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평생교육원의 입학생이 감소하는 추세라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인데 굳이 건물 한 개를 매입하면서까지 단독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동신빌딩 공사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제기했다. 이어 박 씨는 “동덕문화원도 비슷한 맥락으로 공간적 가치가 떨어지고 당장 필요한 건물이 아니지만, 학교 측은 ‘3년 전에 이미 정책 결정이 돼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는 입장으로 일축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학교, “교지 확보는 미래를 위한 일종의 투자”
  그렇다면 예산을 필요로 하는 다른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동신빌딩과 동덕문화원 매입 및 공사를 우선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설관재팀 직원 곽노성 씨는 “학교가 계속해서 성장하려면 토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부 측에서는 학교 법인이 토지를 갖고 있으면 개발을 하라고 지시가 내려온다. 해당 토지가 교육목적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른 시일 내에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체형 책걸상 교체 등 실질적으로 요구되는 다른 사항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전에 토지 매입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사용했는지 의문을 갖는 시선도 있다. 이에 곽 씨는 “모든 학교는 발전하려면 교지를 먼저 확보한 후 건물을 지어야 한다. 학교의 발전을 위한 일종의 투자라고 보면 된다. 시기에 따라 필요한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토지 매입 및 공사에 우선순위를 뒀다고 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당장 눈앞의 요구 사항보다는 미래에 학교가 더 성장할 수 있는 쪽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학교의 적립금은 학우들의 등록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재학생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매입해 공사 예정인 동신빌딩과 동덕문화원의 경우 당장 필요한 공간이 아니기에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해당 건물을 학우들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학교 발전을 위한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좋지만 향후에는 무엇보다 학우들이 필요로 하는 사안들을 우선순위로 정해 적립금을 사용하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정보운 기자 bounj07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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