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는 스포츠팀 혹은 운동선수에 빠져 그들을 ‘덕질’함으로써 활력을 얻는 팬 또한 적지 않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만난 기자부터, 관심이 없던 분야에 매료돼 ‘입덕’하고 온 기자까지.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온 기자들에게 스포츠의 다양한 관전 포인트에 대해 들어보자.
정보운 기자 bounj0719@naver.com
정채원 기자 jcw990531@naver.com
하주언 기자 gkwndjwn2@naver.com
 
 
대학생 선수들의 불꽃 튀는 열기,
대학 농구 경기를 관람하다
 
  지난달, 24일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 선승관에서 경희대와 한양대학교(이하 한양대)의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 경기가 열렸다. 1쿼터 초반 경희대는 자유투 두 개를 성공시키며 좋은 출발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양대의 3점 슛 성공 이후 경기 주도권을 뺏기며 16:24의 점수로 1쿼터를 마무리했다. 2쿼터에서도 한양대는 침착하고 신속한 공격 플레이로 쉽게 경기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32:49의 점수로 우세를 유지했다. 3쿼터 초반 경희대는 빠르게 점수 차를 좁혀나갔지만 이후 한양대가 3점 슛을 포함해 계속해서 득점에 성공했으며 3쿼터에는 57:74인 큰 점수 차로 경기가 끝났다. 그러나 놀랍게도 경희대는 4쿼터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점수를 10점 차까지 좁혔다. 경기 종료 3분 전, 경희대는 3점을 획득했고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경희대가 연이어 골을 넣으며 최종 스코어 84:83의 대역전 승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프로 경기는 자주 보러 갔지만, 대학 스포츠를 관람하러 간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신기함 반 설렘 반으로 경기장에 도착했다. 프로 경기와 달리, 대학 스포츠 경기는 입장료가 무료였다. 경기가 잘 보이고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선점하기 위해 재빨리 자리를 잡아 몸을 푸는 선수들을 향해 이리저리 셔터를 눌러댔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됐을 때는 선수들의 치열한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한 편에서는 치어리딩 동아리의 응원이 이어졌고 같은 학교 운동부를 응원하는 모습이 훈훈했다. 쿼터를 거듭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경기의 흐름은 더욱더 흥미진진해졌다. 간발의 점수 차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긴박한 상황과 선수들의 격렬한 움직임에 한 치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농구라는 종목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고 관람한 적도 없었지만, 프로 선수 못지않은 그들의 열정과 짧은 순간 안에 슛이 터지는 광경을 보며 농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투수의 품격을 보여준 열전, 
프로 야구 경기를 관람하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이하 KT)와 SK 와이번스(이하 SK)의 시즌 3차전 경기가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의 김민과 SK의 문승원이 선발투수 자리에 각각 서게 됐다. 양 팀은 5회까지 각 팀 선발투수의 호투로 점수를 내지 못하고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6회 초 김민의 투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SK의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순식간에 KT는 1점을 실점했으며 무사 만루가 됐다. 이에 투수를 교체해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자 했지만, 여전히 이러한 상황이 지속돼 위기일발의 순간을 맞았고 결국 1점을 더 잃었다. 이후 KT 수비진의 심기일전한 수비로 SK의 주자를 더블 아웃시키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0:2의 상황으로 KT의 타자들은 점수를 내야 했지만 빠르게 아웃돼 득점하지 못했고, 9회 말까지 두 팀 모두 추가 점수가 없어 별다른 진전 없이 SK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힘든 일상 속에서 나에게 야구는 힐링이다. 그동안 바빠 야구를 TV 중계로 챙겨볼 수밖에 없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직관하게 돼 너무나도 설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팀은 수원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KT 위즈다. 최근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속상했는데 오늘은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수원KT위즈파크로 향했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응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주말의 풍경과 다를 바가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야구장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열 띤 응원전을 펼쳤다. 각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단의 지휘에 따라 함께 큰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하나 된 마음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고, 그들의 활약에 즐거움을 나눴다. 비록 응원하는 팀은 졌어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열기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다시, 
프로 여자 핸드볼 경기를 관람하다
 
  지난달 15일, SK 핸드볼 경기장에서 삼척시청과 SK 슈가글라이더즈(이하 SK)의 경기가 열렸다. 총 1시간의 경기 중 전반부에 주어진 시간은 30분으로, 다른 스포츠에 비해 짧은 시간임은 분명했다. 그래서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된 순간부터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상대 진영에 골을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전반부에서는 삼척시청이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SK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전반부가 13:13으로 종료되고 SK는 분위기를 뒤집고자 후반부 경기에 더욱 열심히 임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잦았다. 치열한 접전 끝에 26:26으로 후반부가 마무리되며 결국 승부 던지기로 이어졌다. 각 팀 모두 네 번의 공격에 성공했을 때, 삼척시청의 마지막 주자로 에이스인 한미슬 선수가 등장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골키퍼가 한 선수의 슛을 막아내면서 SK의 승리로 경기는 종결됐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농구장보다 약간 넓은 크기의 직사각형 코트가 보였다. 코트 안에는 한눈에 봐도 큰 키의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선수들은 득점하기 위해 몸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를 밀치며 공을 사수하고 계속해서 슛을 던졌다. 골키퍼는 날아오는 공을 막아내고자 연신 몸을 이리저리 날렸다. 그러다 선수가 골인에 성공할 때면 응원석에서는 각기 다른 함성과 탄식 소리가 터져 나왔다. 치어리더의 응원과 관중의 환호로 들썩이는 인기 스포츠는 아니었지만, 핸드볼 경기 자체가 짧게 끊어지고 규칙이 어렵지 않아 처음 관람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몰입할 수 있었다. 경기를 보고 난 직후에는 핸드볼이 왜 비인기 종목인지 의문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여겨본 선수의 프로필과 다음 경기 일정을 찾아보게 됐을 정도로 핸드볼의 재미를 알게 된 하루였다.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