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본교 학사지원팀에서 수강신청과 위시리스트 작성 기간을 일주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9월 1일자로 시행된 ‘강사법’으로 인해 강사 채용과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강사 배정과 시간표 변경은 위시리스트 기간을 넘어 수강신청 당일까지 계속 변경돼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교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1순위로 지정한 과목의 시간이 갑자기 바뀌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강의 시간표가 또 업데이트돼 새로 시간표를 짜야 한다’ 등의 불만 섞인 글이 올라오며 학교의 업무처리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했다.

강사 결원 발생에 대한 추가 채용은 아직
  강사 임용 절차가 늦어짐에 따라 강의 개설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강의를 맡을 교수나 강사의 수가 부족해 교양과 전공과목이 일부 폐지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강사 배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6일 진행된 교무위원회의 회의록을 참고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원래 채용하기로 한 강사의 인원에서 ‘지원자 부족’, ‘적격자 없음’ 등의 이유로 51명의 결원이 발생했다. 심지어, 합격한 강사가 다른 학교와 계약을 맺어 임용이 무산되는 경우 추가적인 결원이 생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결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만 낼뿐 결원 보충을 위한 추가적인 채용 절차는 아직까지(8월 29일 기준) 진행하지 않았다.

다른 여대보다 늦은 강사 임용 절차
  다른 서울 소재 4년제 여자대학교(이하 여대)에서는 강사 채용을 얼마나 진행했을까. 본교를 제외한 다른 여대들은 강사 인원 부족으로 추가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특히 덕성여대의 경우, 부족한 강사 인원을 채우기 위해 4차에 걸친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사 채용 공고의 첫 게시날짜를 다른 여대와 비교해봤다. 본교는 강사 채용 공고를 7월 16일에 올렸지만 △덕성여대=6월 26일△성신여대=7월 10일△숙명여대=6월 24일에 첫 공고를 냈다. 우리 학교는 가장 먼저 채용 공고를 낸 숙명여대보다 채용 절차가 약 3주가량 늦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여대의 경우 8월 초에 이미 채용합격자를 발표했지만 본교는 8월 중순에 합격자 발표를 예고했다. 즉, 위시리스트 작성 기간이 임박해지는 시점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셈이다. 이러한 점은 학교의 늦은 행정 처리로 인해 전공·교양과목이 일부 폐지되거나, 수강신청 날까지 시간표에 변동이 생기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 좋지 않을 결과를 우려한 듯 교무위원회 회의에서 김명애 총장은 “개강이 임박하여 강사 채용에 어려움이 있으니 각 학과는 전임교원 또는 비전임교원 중에서 강의를 추가 담당할 여력이 있으면 추가 담당해 주길 바란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팀티칭’ 방식 도입, 학교의 꼼수인가
  한편, 이번 학기부터 새로운 강의 방식도 등장했다. 몇몇 교양과 전공 강의에서는 ‘팀티칭’ 수업 방식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티칭 강의란 하나의 수업을 여러 명의 교수가 맡아 나눠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이른다. 팀티칭 강의를 맡는 강사의 경우 강사법 예외 조항에 따라 1년 미만의 임용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팀티칭 강의가 ‘강사법의 독소조항’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사회가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악용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와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연구지원실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관계자는 “수강신청이나 교과목 개설 문제로 학생들의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현재까지 강사 임용 절차가 진행 중이며, 9월 1일 이전으로는 확실하게 결정된 바가 없어 당장 답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강사법과 관련해 학교 측과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관계자는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방안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본지 보도 2019년 4월 8일 제502호 2면)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만 놓고 봤을 땐 과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려고 노력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개강 이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고 답변한 학교 측이 이러한 의혹들을 완전히 소명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채원 기자 jcw9905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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