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 경비실 뒤편 텃밭에 목화솜이 피어있다

   지난 5월, 정문을 지키는 경비원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그들이 직접 기르는 목화에 관한 내용이었다. ‘설상가상 야옹 씨가 새벽마다 밭을 뒤집어 놓아 우리 경비실 아저씨들의 애를 태우기도 하였다’라는 문장이 인상 깊은 장문의 글에는 목화에 대한 경비원의 애정이 담겨 있었다.

  정문을 지나면 바로 보이는 경비실 뒤쪽 조그만 텃밭에는 목화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여러 송이의 목화꽃과 솜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목화는 예로부터 기온이 조금만 낮아져도 싹을 틔우지 않았고, 비와 강풍에 쉽게 망가져 키우기 어려운 식물이었다. 그런데도 경비실에서 자발적으로 그 까다로움을 감수하며 목화를 재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정문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박정섭 경비원은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덕의 한 구성원으로서 교화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라고 답했다. 이윽고 그는 근무를 시작했던 10여 년 전부터 텃밭에 목화를 심어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목화밭은 모든 정·후문 경비원들이 도맡아 관리를 한다.

  하지만 목화밭이 작다보니 밭이 있는지 아예 모르거나 발견하더라도 금세 지나치는 학우가 대부분이다. 늘 정문을 지나 등교하는 조은비(국어국문 19) 학생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정문 경비실 뒤쪽에 목화밭이 있다는 것과 경비원분들이 매년 목화를 기르시는 것을 몰랐다. 앞으로 목화밭과 목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겠다”라며 경비원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경비원들은 올해 가을에 경비실 창문에 목화 재배법에 관한 유인물을 부착하고 본교 학생들에게 목화씨를 분양할 계획이다. 박 경비원은 “앞으로 목화가 경비실 뒤편뿐 아니라 학교 곳곳에 심어지길 바란다”라며 염원의 의사를 밝혔다.

                                                                         곽예은 수습기자 yeeun36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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