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4 수 20:54
> 뉴스 > 문화 > 문화이자대면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2019년 09월 24일 (화) 18:47:07 정보운 기자, 하주언 기자 bounj0719@naver.com, gkwndjswn2@naver.com
   
ⓒ네이버 이미지

 19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12년간 이어진 라디오 방송과 함께, 두 주인공의 소중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레트로 감성 로맨스 장르인 이 영화는 그때의 음악과 느낌을 완벽히 재연해 관객들이 향수에 젖어 순수한 시절의 사랑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게끔 돕는다.



영화 열차를 타고 추억여행을 떠나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 가수 유열이 라디오 DJ를 처음 진행하던 날, 두 남녀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만나면서 시작된다. 라디오를 매개체로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이 반복되며 그려지는 풋풋한 이야기와 이를 뒷받침하는 복고풍의 분위기는 시청자의 감성을 더욱 자극한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의 느낌을 잘 살린 연출이 눈에 띈다. 윈도우 95 바탕화면부터 삐삐, 공중전화 같은 소품들은 소중했던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끔 돕는 장치가 된다. 영화를 보는 순간순간 흘러나오는 그 시절 명곡들도 예스러운 감성을 더욱 돋우며 그 분위기를 표현해 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정해진 시간에만 들을 수 있었던 그 시절의 아날로그식 라디오를 통한 음성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손쉽게 다시 들을 수 있는 지금의 라디오 방송과 사뭇 다른 설렘을 준다. 이러한 요소들은 당시를 살았던 관객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평소 느끼기 힘든 새로운 감성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두 청춘의 감정선을 잘 드러낸 스토리 전개가 인상 깊다. 1994년의 첫 만남 이후 2005년까지 주인공 ‘미수’와 ‘현우’는 네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내비칠 듯 말 듯 조심스러운 마음,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해 엇갈리는 대화들. 서로를 향한 고백은 유예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아니 그럴수록 감정은 더욱더 깊어진다. 누구나 한번은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이별해야 했던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감독은 감정이 켜켜이 쌓여가는 순간, 그때의 분위기를 절묘하게 포착한다. 미수와 현우를 통해 누구나 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며 잠시 잊고 살던 멜로 감성을 일깨워준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의도치 않은 이유로 엇갈림과 만남을 반복하는 주인공들의 사연과 감정, 그들을 둘러싼 주변 풍경을 가만히 포개 올린다. 이 영화는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추억을 들춰주고 잠시나마 행복했던 순간에 잠겨 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정보운 기자 bounj0719@naver.com


개연성 사라지고 옛 감성만 남은 영화

  필름 카메라와 같은 옛날 감성의 물건들이 다시 유행하는 지금, 대한민국 문화의 중심엔 레트로가 있다. 이 흐름에 맞춰 1990년대 라디오 채널을 소재로 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이 개봉했다. 트렌드를 따라갈 목적으로 복고 감성을 녹여냈지만, 허술한 스토리와 떨어지는 연출력의 한계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영화는 두 주인공의 첫 만남부터 재회까지 모든 것을 우연성에만 의지했다. 소년원에서 출소한 ‘현우’는 단조로운 일상 속 기적을 바란다. 그리고 현우가 여자 주인공 ‘미수’의 제과점에 간 당일, 라디오 DJ가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현우는 느닷없이 이를 기적이라며 제과점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이게 둘의 첫 만남이다. 이는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현우가 기적의 의미를 부여한 이유가 드러나지도 않았고 기적이란 단어는 그 상황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재회 또한 서로 다른 동네에 사는 둘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면서 이뤄졌고 미수의 회사 건물에 현우가 사무소를 얻으면서 만남이 이뤄졌다. 이렇게 지나친 우연의 반복으로 완성된 장면들은 전체적으로 지루하게 다가왔다.
 
  더불어, 영화의 극적 효과를 위해 집어넣은 갈등 장면은 오히려 관객의 몰입도를 낮추는 요소로 작용했다. 후반부에서 나타나는 두 인물의 유일한 갈등 장면에서 미수는 현우를 매몰차게 떠나고 다시 찾아온 현우를 밀어낸다. 현우의 입대와 연락 두절에도 그를 잊지 않았던 미수가 한 번의 싸움으로 단호하게 돌아선 장면은 캐릭터의 일관성을 깨는 부분이었다. 서사를 만들기 위해 집어넣은 갈등이었을 테지만, 캐릭터의 일관성은 유지한 채로 다르게 만들 방법은 없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장면마다 삽입된 노래와 훈훈한 외모의 배우들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떨어지는 개연성을 다시 이을 수 없었고 관객은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버거웠다. 감성은 과거를 따르더라도 연출만큼은 세련된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영화의 평이 바뀌었을까. 각본과 연출에 대한 고민이 더욱 요구되는 작품이었다.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정보운 기자, 하주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덕여대학보(http://ddpress.dongduk.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02748)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13길 60(하월곡동 23-1) | Tel 02-940-4241~4242
발행인 : 김명애 | 편집인 : 하주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지우
Copyright 2009 동덕여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dpress.dongd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