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그쪽으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빨리 나오세요. 지금 당장!” ‘아카라카’ 티켓이 없는 기자를 향해 경호원이 다급하게 부른다.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는 티켓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축제가 열리는 노천극장을 둘러싸고 있는 산을 타면서 경호원에게 쫓겨야 했다. ‘여자가 길 없는 산을 타고 있는데 불쌍하지도 않나?’라고 투덜거리며 어렵사리 노천극장에 도착했다.
  우리 학교의 자그마한 운동장을 생각하던 기자는 넓은 노천극장 안에 있는 파란색 물결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남녀 학생이 서로 어울려 응원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흥겨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연대생에게 아카라카는 어떠한 존재이기에 이런 열정이 나오는 걸까? 축제에 참가한 이영균(전기전자 05) 씨는 “아카라카는 다양한 볼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연세인 모두가 하나가 되는 뜻 깊은 자리다”라고 말해주었다. 파란색 티를 맞춰 입은 연대생들의 모습에서 ‘아카라카’가 단순한 축제가 아닌 학생들이 하나 되는 자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축제의 열기는 달샤벳, G.NA, 정엽, 허각, DJ. DOC, 2NE1, 슈프림팀, YB의 무대로 더욱더 뜨거워졌다. 많은 가수들이 “연대 축제에 오르고 싶어 하는 가수들이 많은데 정말 영광이다”라고 공연 소감을 밝혀, ‘괜히 연대 축제가 유명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시간 20분이라는 짧지 않은 축제였지만, 모든 학생들이 끝까지 일어서서 참여한 모습이 우리 학교 축제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가수들의 공연이 끝난 뒤 또 다시 학교 응원이 시작됐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응원을 즐기는 모습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잔디에서 남녀 학생이 둥글게 모여 앉아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란! 캠퍼스의 낭만을 그림의 떡처럼 보고만 있어야 한 기자는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기자는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남녀 학생이 어울려 노는 모습에서 여자만 있는 우리 학교가 공허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가오는 우리 학교 축제는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설레기도 했다. 비록 잔디 밭 위 캠퍼스의 낭만은 아니지만 ‘동덕인’만의 축제를 만들어 가고, 즐길 수 있기에 마냥 씁쓸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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