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면의 ‘저기요 동덕씨’는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기사이다. 기사가 쉽고 재밌을 뿐만 아니라 수습기자 때부터 써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바로 친구들과 오랜만에 연락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사의 특성상 매번 두 명의 남자를 섭외해야 한다. 기자는 여고를 나왔기 때문에 섭외 대상은 주로 중학교 친구들이다. 졸업한 지 꽤 된 중학교 친구들이다 보니 번호는 알고 있지만 여간 친하지 않고서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여자가 아닌 남자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하면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준다. ‘기사 때문에 연락 하냐’는 핀잔 한마디도 없이 말이다. 더욱 고마운 건 기사에 이름과 나이, 사진까지 실리는데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다는 점이다. 왜 해주는 거냐고 물으면 ‘너니까 해주는 거야’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인터뷰를 하게 되면 질문의 대답만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학창시절 추억, 근황, 다른 친구들의 소식 등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무척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이지만 어색함은 금세 사라진다. 대화가 진전되면 요즘 힘든 일, 털어놓고 싶은 고민 등 사소할지라도 진솔한 이야기가 오간다. 조언을 구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지만 이야기를 나눈 후엔 언제나 속이 후련해지고 기분이 좋다.
  ‘저기요 동덕씨’를 작성할 때마다 새삼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내 주변에 좋은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구나’라는 놀라움과 함께, 날 반겨주고 변함없이 다정하게 대해주는 친구들이 고마워진다. 더불어 그동안 바쁘다며 만나기는커녕 연락도 자주 안 한 나의 행동이 부끄러워지고 미안해진다. 다들 고만고만한 키에 순수했던 중학생들이 어른이 되어 소주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눌 땐 가슴이 짠한 느낌과 함께 ‘역시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은 거야’란 생각이 절로 든다.
  서양 속담에 ‘친구 없이 사는 것은 태양이 없는 삶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귀찮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태양 없는 삶'을 살고 있진 않았는가? 그렇다면 지금 바로 문자로라도 안부를 물어보자. 친구는 분명히 반갑게 당신을 반겨 줄 것이다.
<변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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