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아리 내 세부적인 예산 내역 파악할 수 없어

동연, “동아리의 자정적 운영 돕는 방안 세울 것”

  지난달 15일, 교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중앙스노보드동아리 ‘익스트림걸즈’(이하 익걸)의 운영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회비의 부당한 쓰임과 동아리 활동을 선착순으로 진행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를 기점으로 익걸에 대한 피드백이 요구됐고, 17일경 임원진은 동아리 단체채팅방에 통장 내역과 입장문을 공유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향후 동아리 회계 운영에 있어 발생하는 모든 거래를 분기마다 공개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19일부터 이틀에 걸쳐 환불을 원하는 동아리원에 한해 환급 처리를 끝마친 상태다.

익걸, 선착순 방식과 공금 횡령 해명해
  이에 본지는 익걸 임원진을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임원진은 일부 행사 참여 인원에 제한을 두고 선착순으로 진행한 이유로 안전 문제를 들었다. 우선, 선착순 제도 자체에 경각심을 갖지 않은 점은 본인들의 잘못이었다며 운을 뗐다. 그러나 스노보드는 위험이 동반되는 레포츠이고, 모든 부원을 통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수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임원진의 설명이다. 이어, 실질적으로 선착순에 의해 인원이 제한된 적은 올해 두 번뿐이었으며 유동적으로 참가 인원을 늘린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동아리 공금으로 임원끼리 사적인 식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당시 식사는 동아리 박람회를 마친 뒤 임원과 부원이 함께 진행한 자리였고, 회비로 식사비를 충당한 점은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전 공지 없이 식사를 진행한 부분은 임원진의 잘못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들은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한 억측으로 속상한 점도 있었지만, 운영의 미숙함을 인정하고 공지 부분에 있어 개선해야 할 점도 충분히 숙지했다. 향후 동아리 운영은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동연과 학교 측, “개입 최소화할 것”
  교내 중앙동아리의 운영이나 회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떤 조치가 이뤄질까. 먼저,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나 학생지원팀이 중앙동아리 예산 운영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모두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동연은 동아리 지원비를 배당하는 주체가 아닐뿐더러, 각 중앙동아리는 자체적인 회칙에 따라 예산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동연 회장 홍한해(국사 16) 씨는 “중앙동아리의 예산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자치권 침해로 번질 수 있어 이 부분에 동연은 권한을 가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학생지원팀의 경우 각 중앙동아리에 연간 배당하는 동아리 지원비까지는 동아리가 제출하는 증빙자료와 서류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회비가 포함된 공금은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중앙동아리 내 횡령 사실이 확실하다고 밝혀진다면 동연과 학생지원팀 모두 조치는 취할 수 있다. 횡령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 동연은 분과회의, 동아리연합회운영위원회를 통해 징계권을 발의할 수 있다. 징계권이 발의되면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 때 안건으로 상정이 가능하다. 학생지원팀 또한 자치단체의 권리를 박탈할 수 있는 학칙 조항에 따라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동아리의 자치권이 있으므로 이번 사건처럼 사실관계가 내부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경우엔 먼저 개입하는 일은 지양한다는 게 동연과 학생지원팀 측의 설명이다.
 
  동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아리 분과의 최고 심의 의결기구인 분과회의에서 각 동아리끼리 영수증 혹은 세부 내역을 공유하고 질의할 수 있는 자리를 기획하고 있다. 같은 분과 내 동아리는 비슷한 분야의 활동으로 진행되므로 서로의 운영을 감사하는 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또한, 동연은 동아리 운용론, 회계 관리법 같은 세미나나 워크숍을 개최해 기구 차원에서 각 동아리의 회계 관리를 도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씨는 “현재 동아리연합회운영위원회의 논의는 완료됐으나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 차원에서의 의결은 아직이다. 동연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