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청소업체 직원이 된 기분이에요” 한 학기의 생활관 생활을 마무리 짓는 퇴사 점검 날, 사생들로부터 심심찮게 들려오는 목소리다. 본교 생활관 퇴사 점검은 사생실 내 책상, 옷장, 수납공간 등의 개인 구역과 냉장고, 창틀, 바닥, 신발장 등의 공동구역 청소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퇴사 점검은 △매우 높은 통과 기준 △검사 시간의 지연 △부족한 청소용품 △미흡한 시설 관리 등으로 사생들의 불만이 많은 실정이다.

 
  퇴사 점검 시 학우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은 엄격한 청소 기준이다. 사생들은 청소 구역에 먼지나 물기 자국이 조금만 있어도 다시 청소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생활관에 구비된 청소도구가 원활히 활용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제1 생활관에 거주 중인 학우 A 씨는 “점검 날에는 한정된 물품을 모두가 나눠 써야 하므로 대여할 때 오래 기다려야 한다”라며 모든 사생실에 청소도구를 일괄적으로 제공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렇듯 지나치게 자세한 점검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청소 과정은 점검이 지연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제2 생활관에 거주 중인 학우 B 씨는 “검사자에 비해 사생실이 많아 점검이 늦어진다. 2차 검사를 언제 할지 몰라 밥도 못 먹고 기다렸다”라며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퇴사 과정에 생활관의 전반적인 시설 점검이 배제된 점도 학우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B 씨는 “행정실에 화장품 얼룩이 묻어난 의자의 교체를 요구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또한 A 씨는 “샤워실이나 화장실이 환풍기에 곰팡이가 슬어있는 등 열악한 환경이지만, 퇴사 시 이러한 시설의 점검은 없다”라며 퇴사 청소가 지나치게 사생실에만 집중돼 있음을 전했다.
 
  한편 퇴사 점검이 세밀히 이뤄졌음에도, 입실 시에 사생실은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래서 학우들은 점검 이후 전문 업체의 청소가 이뤄지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송희영 생활관장은 “제2 생활관의 경우, 지난해 2학기 정규 퇴사 후에는 전문 업체의 청소가 진행됐지만, 올해 1학기는 예산 부족으로 그러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학기 퇴사 이후, 제2 생활관은 추경 예산으로 업체 청소가 이뤄질 계획이다. 반면 제1 생활관은 퇴사 후 공실 청소를 진행하는 미화 노동자가 존재하므로 전문 업체의 청소가 따로 진행되지 않는다. 만약 충분한 예산이 지급된다면 학교 측이 제1 생활관에도 전문 업체 고용을 고려할 예정이다.
 
  학우들뿐만 아니라 생활관 측에서도 퇴사 점검은 난제다. 과도하게 높은 통과 기준은 사생실 청소 미흡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재검사가 계속돼 퇴사 점검이 늦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송 관장은 “앞으로 차질 없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입사생들이 협조해주면 고맙겠다”라며 퇴사 점검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노희주 수습기자 nnwrigg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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