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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는 농인의 그림자와 같은 직업입니다"
2019년 12월 02일 (월) 12:35:05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수어 단어의 수집과 보존이 활발히 이뤄지 길 바라는 한현심(51) 수어통역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수어통역사 한현심입니다. 나사렛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재활학을 공부하고 있고, 현재는 KBS 뉴스에서 수어 통역을 담당하고 있어요. 또, 한국수어통역사협회의 상임이사이자 나사렛대학교에서 수화통역교육학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어 통역이란 무엇인가요
  수어 통역은 음성언어를 수화라는 시각언어로 표현하거나 수화를 음성언어로 번역하는 일을 가리켜 말해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발화자의 의도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농인과 비장애인이 쓰는 언어는 다른 영역이에요. 한국어에서 단어가 하나의 의미만을 가지지 않고 맥락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 것처럼, 수어 단어도 음성언어로 통역될 때 단 하나의 어감과 의미로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음성언어를 수화로 바꿀 땐 농인이 똑같은 의미와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화의 분위기까지 함께 전달할 수 있어야 하죠.

수어통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수어 통역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국가공인자격제도인 수어통역사 시험을 통과하면 수어통역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어요. 이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뉘는데, 필기는 크게 언어와 장애인복지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언어 영역은 비장애인의 모어인 한국어와 농인의 언어인 수어 실력을 확인하는 ‘한국어의 이해’, ‘수화통역의 기초’로 분리돼요. 그리고 장애인과 복지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장애인복지’, ‘청각장애인의 이해’ 영역이 있습니다. 이 단계를 모두 통과하면 실기 시험을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죠. 실기 시험에서는 수화를 문장과 음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음성언어를 수화로 표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수어통역사에 대한 국내 인식은 어떤가요
  외국어를 다루는 통역사와 비교했을 때 수어통역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전문가가 아닌 봉사자 개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시선 때문인지 외국어 통역사보다 낮은 급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요. 언어를 통역하는 직업이라는 공통점을 지님에도 생각의 차이로 인해 대우가 달라진다는 점은 늘 속상하죠. 수어통역사에 대한 통념이 개선돼서 급여와 일의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어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추천하는 경험이 있다면요
  가장 좋은 경험은 농인을 자주 만나는 것입니다. 농인과 비장애인은 언어와 인구 밀도가 다르다 보니 그에 따라 형성된 문화도 이질적인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을 만나 교류하다 보면 농인과 수어에 대한 이해가 더욱더 쉬워질 거예요.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평소에 책을 자주 읽고, 음성언어를 들었을 때 수화로 번역하는 연습을 통해 통역 실력을 다져놓으면 더욱더 좋겠죠.

수어통역사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수어통역사에겐 겸손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수어통역사의 활동은 대부분 무대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돼요. 역할을 수행하는 것뿐인데 칭찬을 받고 이로 인해 자만하기 쉽죠. 교만을 멀리하는 자세가 수어통역사의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어통역사를 꿈꾸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수어통역사와 농인은 신뢰를 바탕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습니다. 이를 통해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죠. 소통의 낙을 알고 도움 주는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일을 즐겁게 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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