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4 수 20:54
> 뉴스 > 문화 > 문화이자대면
     
연극 <쉬어매드니스>
2019년 12월 02일 (월) 18:31:17 김현지 기자, 정채원 기자 guswl5974@naver.com , jcw990531@naver.com
 
   

ⓒ네이버 이미지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천재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 살인사건의 용의자 4명 중 진범을 찾아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연극은 1부와 2부로 나뉘며, 2부에서 관객은 1부의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수사관이 돼 범인을 지목할 수 있다.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를 의심하는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져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모두가 함께 만든 우리만의 추억
 
  다른 연극과 다르게 이곳의 관객은 수동적이지 않다. 관객이 배우, 작가, 등 여러 역할로 참여할 수 있는 관객 중심형 공연이 바로 <쉬어매드니스>다.
 
  미용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관객은 수사관 역할을 맡게 된다. 그래서 관객이 용의자 역할을 맡은 배우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고, 추리한 내용을 형사 역할의 배우와 공유하거나 단서로써 제공하는 것이 가능했다. 참여형 연극은 일부에게만 관심이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연극의 모든 관람객은 부담 없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와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또, 배우들의 웃긴 행동에 웃음이 터진 관람객을 향해서는 ‘살인사건 수사 중인데 웃음이 나옵니까!’라고 말하기도 하며 객석의 모든 사람에게 고루 시선을 보냈다. 이러한 점은 모든 사람이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극 구성의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점이 돋보였다. <쉬어매드니스>는 12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으로 지칠 관객을 위해 쉬는 시간을 활용했다. 이 시간 동안 관객은 서로의 추리를 공유할 수 있었다. 이후 이어진 공연은 관객에게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어져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미용실을 배경으로 하는 세트장에 설치된 미용실 의자에는 실제로 물이 나왔으며, 배우끼리 주고받은 작은 쪽지에도 이야기와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었다. 연극을 다 보고 나왔을 때는 입장 전과 다르게 배우들의 이름과 배역이 적힌 홍보물에 ‘검거 완료’ 스티커가 붙어있기도 했다. 철저한 소품 준비는 극을 더 풍성하게 꾸몄다.
 
  이 연극은 매번 바뀌는 관객들의 질문과 선택에 따라 중간 내용과 마무리가 항상 달라진다. 이러한 특징으로 배우와 관객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김현지 기자 guswl5974@naver.com


사회의 흐름에 뒤떨어진 ‘답정너’ 연극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관객의 선택에 따라 범인이 밝혀지는 ‘멀티 엔딩’으로 오랜 시간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범인을 몰아가는 듯한 극의 전개와 특정 인물에 대한 혐오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느껴졌다.
 
  쉬어매드니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관객 참여’는 수많은 결말과 선택지를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은 대충 정해져 있으니 너는 선택해’라는 느낌으로 관객을 유도한다. 우선, 여러 등장인물 중 살인사건과 관련해 유독 불안해하는 연기와 티가 나게 앞뒤가 맞지 않는 알리바이를 주장하는 두 인물로 인해, 본격적인 추리가 시작되기 전부터 유력한 용의자는 두 명으로 좁혀진다. 더군다나 극 중반부에 등장하는 증거들은 특정한 인물이 범인임을 지속적으로 나타낸다. 결국, 관람객 스스로 범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강요받는 느낌이 드는 점은 연극에 대한 재미가 반감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특정 인물들에 대한 혐오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장면은 관람 도중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동성애자 캐릭터에게 ‘성 정체성이나 찾아’라며 차별과 조롱이 섞인 동성애 혐오 대사를 던진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 등장인물인 ‘장미숙’을 ‘꽃뱀년’ 또는 ‘걸레’라 지칭하며 여성을 비하하는 언행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특히 남성 등장인물은 장미숙의 머리채를 잡거나 힘으로 제압한 뒤, 소리를 지르는 폭력적인 행위를 보인다. 대다수의 혐오 표현과 위협적인 장면은 이야기 전개에 불필요한 부분임에도 들어간 점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으며, 관람객들이 상당한 불쾌감을 느낄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를 파악하고, 다양한 결말이 도출될 수 있도록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를 조금 바꾼다면 관객들에게 더 호평받을 수 있는 연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채원 기자 jcw990531@naver.com
김현지 기자, 정채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동덕여대학보(http://ddpress.dongduk.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02748)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13길 60(하월곡동 23-1) | Tel 02-940-4241~4242
발행인 : 김명애 | 편집인 : 임나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지우
Copyright 2009 동덕여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dpress.dongd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