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저씨>의 배우 원빈

올 여름 한국 영화시장은 양대 꽃미남 출신 배우가 휩쓸었다. 바로 한국의 원빈과 미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 둘은 양국을 대표하는 꽃미남 배우였다. 원빈의 경우는 몇 편의 TV 드라마를 통해 당시 가장 ‘핫’한 꽃미남에 등극했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여주인공을 능가하는 미모(?)로 꽃미남의 대명사가 됐다. 그리하여 이들은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단지 얼굴 잘생긴 청춘스타가 아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진짜 배우가 됐다. 반면에 올 추석에 개봉된 <무적자>의 송승헌은 여전히 꽃미남 청춘스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송승헌은 드라마 <가을동화>에 원빈과 함께 나란히 출연해 인기를 구가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오늘날 이 둘의 차이를 만든 것일까?
 원빈은 스타성에 안주하지 않고 영화에 진지하게 도전했다. 그가 영화에서 처음 맡은 역할은 스타성을 반영하는 멋진 캐릭터의 주연이 아니었다. 그는 당시 재기 넘치는 감독으로 주가를 올리던 장진 감독의 작품에 작은 역할로 출연했다. 그 후에도 <태극기 휘날리며>에선 장동건보다 작은 역할을 맡았고, 봉준호 감독의 <마더>처럼 어두운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배우로서의 진정성, 전문성을 인정받았던 것이다.
 반면에 송승헌은 처음부터 스타성을 내세운 작품의 주연으로 영화를 시작했다. 그 후에도 그는 ‘멋진’ 역할만을 맡았다. 대표적인 한류 기획영화 <숙명>에서도 그랬고, 최근 개봉한 <무적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자 배우로서의 존재감에서 원빈과 현저한 차이가 발생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원빈보다 더 대단한 행보을 보여준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타이타닉>으로 세계적 청춘스타가 된 이후 그는 놀랍게도, 단 한 번도 자신의 스타성을 내세운 기획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가 선택한 것은 대니 보일, 마틴 스콜세지, 셈 멘데스 감독 등과의 작업이었다. 그는 영화에 진지하게 도전했다. 그것이 최근 <인셉션>의 대성공과 함께 얻은 배우로서의 존경이다. 그는 ‘대배우’에 차근차근 접근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꽃미남 스타에서 출발했지만 ‘배우’가 된 이병헌도 그렇다. 이병헌은 스타성을 이용하는 편한 길을 마다하고 ‘이상한’ 영화들에 출연하며 능력을 키워나갔다. 장동건도 마찬가지다. <친구>에서 비열한 악역을 소화하며 비로소 배우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는 김기덕 감독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이들의 차이는 스타성에 안주하느냐, 영화 자체에 집중하며 정면으로 부딪치느냐에서 길이 갈린 것이다. 도전을 선택한 사람은 결국 사람들의 존중을 얻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큰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반면에 안주를 선택한 사람은 존중도 받기 힘들고, 수명도 짧은 법이다.
 이것은 우리 인생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 <무한도전> 레슬링편과 <남자의 자격> 합창단편이 찬사를 받고 있다. 진지한 도전은 이렇게 모든 사람을 감동시킨다. 자신의 경력을 시작하게 될 청춘들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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