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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폭력이 없는 사회를 꿈꿔요
2019년 12월 02일 (월) 19:00:39 곽예은 수습기자, 김가희 수습기자 yeeun3636@naver.com, skyballoon00@naver.com
   

△성매매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생기길 바란다는 여성인권센터 '보다' 이하영 소장 

    우리 대학 근처, 길음역 10번 출구 앞에는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는 성매매 집결지가 있다. 가까운 곳에 있지만, 아마 이곳에 관심 가져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성매매 피해 여성의 이야기는 더 이상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우리와 사회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다.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한국 사회 속 성매매 여성 문제의 현주소에 대해 여성인권센터 ‘보다’ 이하영 소장을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매매 피해 상담소인 여성인권센터 ‘보다’의 소장 이하영이라고 합니다. 보다에서 활동가로 근무한 지 3년 차가 되갑니다.

여성인권센터 ‘보다’는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요
  보다는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라는 단체의 부설 상담소로, 과거나 현재 일명 ‘아가씨’라 불리며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분들이 탈성매매를 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면 그에 맞는 지원을 하는 기관입니다. 저희는 탈성매매를 돕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 및 지원뿐만 아니라 상담을 통해 법률이나 의료지원을 하고 직업 관련, 주거 관련 문제 등 전반적인 생활을 돕기도 해요.


성매매 피해 여성의 현실을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겉으로는 성매매 여성들이 많은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보통 성매매를 통해 얻은 수입은 여성과 업주가 5:5로 나눕니다.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그 돈으로 업소에서 사용하는 콘돔, 가글, 손님 양말, 박카스, 청소비 등의 물품을 직접 부담하죠. 더불어 빚 이자, 생활비, 가게에서 부당하게 부과하는 각종 비용 등도 추가로 들어가요. 그들에게는 정말 남는 게 없어요. 사실 성매매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은 성매매 여성이 아니라 건물주나 업주와 같은 다른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성들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여성의 몸을 통해서 돈이 순환된다고 얘기해요.
성매매는 구조의 문제입니다. 단순히 게으르고, 쉽게 돈을 벌고 싶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성이 성매매 업계에 발을 내딛는 것이 아니에요. 자원과 선택지가 없는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성매매에 빠지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그들을 돕기 위해 성매매 여성들이 사회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다에서 진행하는 ‘성매매 집결지 사업’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성매매 집결지 사업은 성매매 여성의 업소에서 벗어나기 위한 준비 과정을 돕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일반 성매매 피해 상담소에서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은 업소에서 나온 여성들로 한정돼요. 하지만 성매매 집결지 사업은 현재 성매매 일을 하는 여성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죠. 즉, 지원 대상이 확대됐다고 할 수 있어요.
성매매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유리방에 여성을 세워 성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직도 존재합니다. 그런 공간에서 여성들은 오랫동안 착취를 당해 왔어요. 물론 드러내지 않고 성매매를 하는 룸이나 마사지, 오피스텔 같은 산업화된 성매매에 대응하는 활동이나 정책도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성매매 집결지는 숨기지 않고 성매매를 한다는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가시화돼있어 따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성북구 성매매 예방 및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안’을 제안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성들에게 생계비와 주거비를 지원하고 최소 1년 동안은 성매매가 아닌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이 조례안을 제안했습니다. 성매매 여성에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들은 적어도 몇 년간 업소 사람들과만 관계를 맺었기에 일을 그만뒀을 때는 사회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고립된 상태가 되거든요. 또, 몇 년 동안 밤낮이 바뀐 채로 살아와서 취직은 물론 일반적인 생활 패턴에 적응하는 것도 매우 어려워요. 따라서 집결지 폐쇄와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대안이 함께 가야 합니다. 집결지를 폐쇄한다고 해서 성매매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는 게 아니기에 무작정 그 공간을 없애면 업계에 종사했던 여성들은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할 수도 있어요.

사회구조의 문제로 성매매 착취가 일어난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성매매는 성폭력이다’라는 사회적 인식과 합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성매매는 누군가를 착취하고 피해 주는 행동입니다. 단순히 개인의 성욕 문제라고 보는 사회구조는 잘못된 거예요. 성매매를 하는 남성들은 이를 단순히 ‘여성은 돈을 벌고, 자기는 성욕을 푸는 동등한 거래’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성매매는 누군가에게 폭력을 저지르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것을 분명히 범죄라고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도 성매매 단속을 하고 있긴 하지만, 단속 횟수가 너무 적어 걸릴 확률이 낮고 처벌도 약해요.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으면 사람들은 바뀌지 않아요. 따라서 사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성매매와 관련된 강력한 처벌이 함께 동반돼야 합니다.

최근 여성 인권을 향한 여성들의 관심이 과거보다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과 사회의식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뿌듯하기도 하고, 많은 힘을 받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변화에 대한 반발도 매우 강해서 역차별을 거론하는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여성 인권에 관심이 높아지게 되면 그에 대한 반동은 같이 나타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어쩌면 ‘좋은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나 보다’하는 생각도 같이 들어요. 그러면서도 우리는 여성 인권을 위해 계속 나아가야 하니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참 많구나’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여성 인권 활동가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여성 인권에 관해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대학생 때에요. 대학 시절에 여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경험했던 것들과 사소하게 지나쳤던 말 등을 반추해보니 성차별, 성추행, 폭력 등 인지하지 못했던 다양한 차별을 재해석하게 됐던 경험이 있어요. 그러면서 여성운동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고, 이 일을 계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졸업 후 바로 여성단체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동덕여대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아리 집결지와 같은 지역 공동체로서 쟁점이 있을 때 관심 가져주고, 참여도 해주시면 좋겠어요. 동시에 성평등 문제에도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성매매는 성평등의 문제이고, 더 나아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문제거든요. 기본적인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 평등과 같은 가치에 대해 공감대를 넓히면서 함께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페미니즘 공부도 열심히 해서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곽예은 수습기자 yeeun3636@naver.com
                                                                          김가희 수습기자
skyballoon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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