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학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대학축제의 계절이 다가왔다. 힘겨웠던 중간고사를 보내고 맞이한 축제는 말만 들어도 설렌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참가했던 축제의 모습을 떠올리니 생각나는 것은 연예인 공연과 주점뿐이다. 연예인 공연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고 학교, 학과, 동아리별 특색 있는 행사는 드물다. 대신 그 자리를 기업의 홍보성 이벤트와 주점이 차지하고 있다. '다함께 크게 어울려 화합한다'는 대동제(大同祭)의 의미를 과연 현재의 대학축제들이 그대로 지니고 있는지에 의문이 든다. 이번 419호에서는 기획으로 대학축제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대학축제의 밤은 주점으로 불야성을 이룬다

축제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 제일 먼저 듣게 되는 말이 "이번에는 누가오냐"는 것이다. 이처럼 축제의 최대 관심사는 어떤 연예인이 오는가이다. 축제의 성패가 연예인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반영하듯 연예인, 특히 가수들에게 5월은 행사의 계절로 통한다. 보고 싶은 연예인을 직접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대학 구성원이 주체가 돼야할 축제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연예인의 공연이 필요한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또한 연예인 초대 비용은 교비로 충당되기에, 초대된 연예인에게 학생들의 등록금이 돌아가는 셈이다.
  지나친 음주 역시 대학축제의 대표적인 문제이다. 본교 축제에서도 단체별로 주점을 실시하는데 축제기간마다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가 매해 발생한다. 공동체주의가 약화된 현재의 대학문화 속에서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한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때문에 대부분의 단체 들이 축제 때 주점을 여는 것을 선호해 주점 운영으로 활동들이 편중돼 있다. 음주 중심의 문화 자체도 문제이지만 지나친 음주로 인한 사고, 쓰레기 처리문제, 호객행위 등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이외에도 축제를 후원하며 들어선 기업들의 홍보성 이벤트들도 축제의 상업화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본교 축제를 담당하고 있는 총학생회 측은 “학생회 측에서도 높은 비용을 연예인 공연에 사용하기보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이며 지속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연예인의 공연에 따라 축제의 참여도가 달라지고, 학생들이 축제의 질을 초대된 연예인으로 평가한다. 많은 학생들이 연예인을 초청하는 것을 요구하니 그 의견을 반영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음주로 인해 옥상에서 떨어지거나 시비가 붙는 등의 사건사고가 매해 발생해 신경 쓰고 있다. 이번 축제에는 인근 경찰서에 부탁해 음주사고는 물론, 도난 사고에도 주의하여 매끄러운 축제 진행을 하고자 한다”고 총학생회의 계획을 말했다.
  대학축제가 연예인 공연과 음주에 집중된 것에 대해 문화평론가 권경우 씨는 “근본적으로 대학과 대학 구성원의 변질에 그 이유가 있다. 80년대 대학가에는 공동체 중심의 대학문화가 존재했지만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이르면서 대학문화라고 칭할 수 있는 문화가 사라졌다. 이는 대학의 상업화와 대학 구성원의 개인화 때문이다. 평소 학과, 동아리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해 얻게되는 장기나 특성을 축제기간에 여러 활동 등을 통해 표출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축제 참여다. 그러나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과 취업에 몰두하며 단체 활동을 하지 않아 대학생들만의 축제를 꾸며나갈 토대가 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축제는 대학 구성원이 화합하는 장이 아닌 하나의 이벤트로 전락했다. 가장 효과적인 이벤트인 연예인의 공연과 음주가 현재 대학축제의 주축이 됐다”고 현재 대학축제가 마주한 문제의 원인을 짚어냈다. 덧붙여 “기존의 상업문화와는 구분되는 대학생만이 가지는 자유, 젊은, 발랄함 등의 특성을 축제에 활용했으면 한다”며 대학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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