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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웠어, 고마웠고 행복했어
2019년 12월 04일 (수) 02:29:39 김현지 기자 guswl5974@naver.com

  항상 아이템을 찾으러 고군분투했다. 페이스북을 하다 괜찮은 게시물이 있으면 캡처부터 하곤 했다. 노트북 문서 칸에는 기사 원고만이 가득하고 내방 책장은 이미 학보와 회의록이 채우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수많은 전화를 걸고 메일을 보냈다. 회의와 기사 쓰기 그리고 마감하고 조판하는 게 지난 2년간의 일상이었다. 그토록 싫었던 마감 주 새벽에 느껴지는 본관 2층 콘크리트 건물의 냉기와 손의 감각을 없앨 듯이 차디찬 세면대의 물. 마냥 피하고만 싶었고, 돌아오지 않았으면 했던 마감까지. 영원히 지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학보사 생활을 이젠 추억할 때가 됐다.


  글쓰기를 좋아했고, 다양한 학내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전달한다는 것이 그저 멋있었다. 언론이라는 것에 딱히 관심은 없었지만 막연한 동경심과 호기심에 학보사에 들어오게 됐다. 그리고 학보사는 내 대학 생활의 거의 모든 시간을 뺏어갔다. 성적, 인간관계, 대외활동, 자격증 등 여러 가지의 것에 충분히 신경 쓸 겨를을 주지 않았다. 애정과 자부심은 충분했지만 가끔은 버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빡빡한 활동을 더 지치게 하는 빌런도 줄곧 등장했다. 생각했던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잊을 만하면 어디선가 나와 나를 괴롭혔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도, 고생도 많이 했다. 모든 게 다 끝나가는 지금, 그저 재밌는 추억이 됐다고 생각한다.


  “학보사? 거기 재미없겠다”라는 말이 싫었다. 학보의 이미지가 딱딱하고 무겁지 않기를 바랐다.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부담스럽지 않게 잠깐 들춰볼 수 있고 때로는 다양한 코너에 직접 의견을 내는 것이 수월했으면 했다. 그래서 ‘동덕’과 ‘해봤솜’이라는 두 개의 꼭지를 만들었다. 또, 누구든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기사를 쓰고 싶었다. 최대한 말을 풀어 쉽게 쓰려 노력했다. 기사 작성보다 자료를 찾고 이해하는 데에 몇 배의 시간을 더 쏟았다. 이 둘에 대한 평가는 당신의 몫으로 돌린다.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엔 관심이 없었고 집은 수원인데 서울로 놀러 다니기 바빴다. 현역 땐 수능 5555를 맞았다. ‘해봤자 얼마나 하겠니’ 남들이 말하는 대로 그렇게 지냈다. 재수를 하며 이런 한계점을 넘겼다면, 어디까지 할 수 있겠니? 에 대한 정점은 학보사를 하며 새로 찍었다. 그렇기에 더 묵묵히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자신을 스스로 평가한다.


  엄마는 가끔 ‘넌 학보사 안 했으면 어쨌니?’라는 말씀을 하신다. 아싸 중의 아싸로 지내며 친한 과 동기 하나 없는 모습을 보고하시는 말씀이다. 이런 나에게 학보사 식구들은 같이 일하는 동료를 넘어 여러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준 존재가 됐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기자들이 조금 숨을 돌릴 때도 끝까지 원고를 놓을 수 없었던, 부담스러운 리더의 자리에서 1년간 학보사를 잘 이끌어준 임나은 편집장에게 수고 많았다는 말을 남긴다. 늘 ‘현지의 딸랑이’를 자처하는 승현이에게는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 싶다.


  모두 대학언론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말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학생들의 관심이다. 각각의 이유가 있겠지만 학우들은 학교나 대학이 하는 일에 크게 관심이 없다. 여러 간행물과 다양한 정보를 발행함에도 학우들은 이를 잘 읽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한 교양 과목에서 들은 말처럼 학보는 정말 유명무실하며 스펙을 준비하기 위한 기구로 전락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덕여대 학보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단언한다. 학보사가 원하는 기사가 아닌 학생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일지 항상 고민했다. 학우의 편에 서 있었지만, 최대한 중립을 지키기 위해 학교와 학생 모두의 입장에 귀 기울였다. 지금도, 학보사 기자들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해 학교 여기저기를 뛰어다닌다. 그만큼 좋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수십번의 퇴고를 거친다. 훌륭한 기자들이 항상 노력하고 있으니 부디 동덕여대학보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안녕, 동덕여대학보 김현지 기자
  마지막 회의와 마지막 조판을 하면서도 끝까지 미루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눈 깜짝할 새 메일함에 쌓여있는 기자들의 원고와 늘 해왔던 마감 주 밤샘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수습기자 면접을 진행했을 때, 제가 쓴 학보사 지원서를 다시 들춰봤습니다. 그렇게 엉망이던 글솜씨가 한결 나아졌듯, 지금의 저도 조금은 성장했겠지요.


  동덕여대학보의 일원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활동을 하며 제 글을 남길 수 있었던 지난 2년이 정말 감사했고 소중했습니다. 함께였기에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할 수 있었습니다. 훗날 학보에 실릴 수 있을 만한 인물이 돼 이곳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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